왜 쓸데없이 솔직하니? 모른척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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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휴가, 지난 일요일에 친구 부부를 초대했다. 코로나에 대한 염려로 만나지 못하는 친구가 수두룩하지만, 안 보고 살기엔 내 삶이 너무 팍팍해져 안될 것 같은 친구가 있다. 서로 조심해서 만나왔는데, 오랜만에 아이들과도 함께 했으면 해서 집으로 초대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만나긴 더 어렵다.
아침부터 밀린 청소에 김밥을 부랴부랴 말고 나니 약속 시간인 오후 네시가 성큼 다가와 있었다. 운동 시작하면서 당기지 않았던 술도 상대가 달라지니 당겼다. 이상하게도 그랑 마시는 술은 맛이 없다. 친구가 임신해서 술을 마실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친구의 존재 자체가 술맛을 살렸다. 그래도 안 마셔 버릇해서 예전만큼은 마시지 못했다.
술도 들어간 데다가 친구랑 수다 떨다 보니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운동 시작 후 주로 적당량의 밥만 챙겨 먹던 내가 김밥, 비빔메밀국수, 커다란 레어 치즈케이크 한 조각, 감자칩까지 운동 시작하기 전처럼 마구마구 먹었다. 친구가 가고 난 뒤에야 과식으로 인한 불쾌함이 몰려왔다. 심리적 죄책감보단 물리적인 불편함이었다.
물리적 불편함을 몰아내고자 밤에 드라마를 보며 보수 볼을 이용해 미친 듯이 제자리 걷기를 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에도 다음날 일어나서도 체중을 재봤다. 대충 더 먹은 만큼 체중이 불어 있었다. 미친듯한 제자리 걷기는 물리적 불편함을 없애주긴 했지만, 늘어나는 체중을 막지는 못했다. 왜 그리 솔직한 거니? 치팅데이는 내 운동에 대한 치팅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