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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막말의 원인 그리고 막말의 끝

속 시원한 말만 하시면 반짝 흥할지 몰라도 한 번에 훅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난무하니 선거철인가 봅니다. "중증 치매 환자", "쓰레기" 등의 단어들이 오고 갑니다. 민심에 민감한 정당 지도부에선 '막말 자제령'까지 발령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막말을 하고 싶어도 포털 및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금지어로 필터링 되지만 정치인들의 입은 필터링 되지 않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소위 훅 간다는 시대에 정치인뿐 아니라 이제 기업 경영진 및 기업 구성원들의 온오프라인 막말도 큰 위기로 증폭되는 시대입니다. 그럼 막말은 왜 하는 걸까요? 어쩌다가 막말이 나오는 걸까요. 막말의 강도가 낮은 순부터 점차 높은 순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한의사 지향형

일침을 추구하시는 분들이 과도한 일침을 시도한 나머지 막말이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촌철살인 같은 언변이 한순간 대중들의 이목을 끌 수 있어도 돌이켜보면 무리수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침은 한의사분들에게 양보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2. 비유의 달인 지향형

비유는 어려운 설명을 상당히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상식의 정의와 상황에 따라 비유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잘못된 비유는 막말에 준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잘못 쓴 사자성어는 死者 성어가 되어 돌아옵니다.


3. 개그맨 지향형

막말을 하고 나서 "그거 조크인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라고 항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인은 조크하고 생각하고 말을 했지만 듣는 분들 대다수가 재미없을 땐 그걸 막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젊은이들이 꼰대의 특징 중 하나로 이야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은 모두 심각하고 재미없는데 본인만 재미있는 농담을 한다'입니다. 새겨들어야 할 포인트입니다.


4. 습관화

막말이 습관화된 사람들의 특징은 말과 글이 험하면 그게 멋인 줄 압니다. 그 막말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극적인 언행으로 얻은 관심은 더 자극적인 언행으로 유지되어야 하고 그런 과정 속에 막말은 습관이 됩니다. 거친 언행이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것처럼 보이고 그것이 오히려 '신선함'이 되어 일부 대중의 호응을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올바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된 것은 아님을 모릅니다. 옛날 소싯적 오토바이를 잠깐 타던 시절 오토바이 머플러 배기음을 크게 내며 달릴 때 저를 쳐다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멋져요'인 줄 알았지만 모두 욕이었다는 것을 좀 더 크고 나서 알았습니다.


5. 높은 텐션

우리 편이라 생각되는 사람들만 모여있으면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생각 없이 뱉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저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들에게 해당됩니다. 특히 '과몰입'과 '과잉 공감'이 함께 수반되면 여지없습니다.

잠깐 방심하거나 텐션이 높아지면 막말의 형태로 오히려 '본심(本心)'이 나옵니다. 외부와 단절되거나 고립된 환경에 있거나 내성적이라면 막말을 통해 그 울타리의 호응을 받고 찰나의 위안을 찾기도 합니다. 내가 하는 말은 이런 막말 급은 돼야 울타리 밖 사람들이 관심을 주니 일반적인 나의 의견은 무시당하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이기도 합니다. 이 상황이 되면 아군의 박수소리만 여전히 크게 들릴 뿐 대중의 비난은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첨예하고 복잡한 사안에서 거침없고 시원함을 시도하는 막말은 나와 얼마 안 되는 나의 주변인 그리고 일부 지지 그룹만 이해시킬 뿐 전체적으로 보면 혼돈만 가중시키게 됩니다. 거침없고 시원한 말이란 독이 든 사과와 같아서 그 정서는 결국 누군가를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정적(政敵)을 만들고 쌓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꼭 해야 할 말, 이해관계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내가 속 시원한 말만 하시면 반짝 흥할지 몰라도 한 번에 훅 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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