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구성원의 불만이 표출된다는 것은 오히려 건강한 조직입니다.
최근 많은 대기업들 사이 불거지고 있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대해 연이은 여러 그룹사 주관부서 담당자분들과 컨설팅 논의, 짧은 자문과 제언 등이 이어졌습니다. 관련해서 반복적으로 전달드린 말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성원이 회사에 불만이 하나도 없는 조직은 오히려 이상한 조직입니다. 어느 정도 구성원의 불만이 표출된다는 것은 오히려 건강한 조직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불만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문제는 많은 구성원의 불만이 우리 내부에서 소화되지 않고 블라인드, 잡플래닛, 네이트 판 등 외부 채널에서 소화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콘트롤 할 수 있는 내부 채널에서 소화해낼 수 있는 시스템과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소통으로 모든 불만을 해소할 수 없고 또 구성원들이 제기하는 모든 불만을 다 해결하고 상쇄시킬 수 없습니다. 소통만능주의는 오히려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대한 긍정적 목소리도 불만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의 비율로 표출될 수 있는 동인이 필요합니다. (불만과의 대결이 아닌 여론 비율의 균형 혹은 우위 전략)
자꾸 MZ세대 MZ세대 하는데 현재 인사팀이 경험한 적 없던 새로운 의견 표출 방식과 패턴에 대한 핑거포인팅으로 적절할지 몰라도 문제 해결의 코어는 아닙니다. MZ세대가 원인이라 결정 내면 또다시 경영진이 찢어진 청바지 입고 머리 염색하며 랩하고 댄스 추는 것을 MZ세대와 눈높이 맞춘 소통이라며 퍼포먼스에만 집중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제도와 원칙에 대한 일관성 있는 설명과 소통이 더 중요합니다.
불만 중에는 개선을 원하는 불만이 있고 피드백을 원하는 불만이 있고 리스닝을 원하는 불만이 있고 함께 불만을 표출해 달라는 독려(선동) 하는 불만이 있고 그냥 하소연하는 불만이 있고 희화화하는 단순 놀이 문화 같은 불만이 있습니다. 각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소통(대응) 방식을 달리해야 합니다.
종종 "우리가 진정성 있게 소통하면 구성원들이 알아줄 때가 올 것이다"라고 나이브하게 접근하는 분들이 있는데 진정성은 애초에 말로 설명할 수 있어도 말로 증명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더불어 “집단지성의 자정작용을 믿는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는데 사내 사외 여론은 자연이 스스로 환경 오염물질을 정화하듯 자정작용이 일어나는 영역이 아닙니다. '집단지성'이라는 것도 실체가 없는 이상론적 개념입니다. 오히려 '집단감성'만 있을 뿐이죠. 우리가 집단지성의 자정작용이라 믿고 있는 대부분의 사례는 '콘트롤'되었거나 여론 정화를 위한 '불쏘시개'가 기획된 것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