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워크가 필요없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함이다
마케팅 캠페인을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에 기반한 '사고방식'이고 하나의 방법론을 넘어선 시스템적 사고입니다. 이는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이 몇가지 단어나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광범위한 무엇이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정답을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시스템을 내재화하는 것입니다. 1인분 마케터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문제해결만을 반복하는 형태의 업무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비젼을 제시하는 리더이자 실제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챔피언입니다.
마케팅 사이언스의 사고체계 하에서는 WHY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면서 정보를 구조화해나가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면서 견고한 토대를 구축하고 모순되지 않는 관계가 설정됩니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고 정보를 재구성하는 과정입니다.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기 위한 경영학의 프레임워크
프레임워크처럼 많이 쓰이면서 그만큼 애매한 단어도 흔치 않습니다. 사전적으로 프레임워크란 사물을 생각하는데 사용하는 기본구조라는 뜻이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단위에서 자주 쓰이게 되면서 일반적으로 기술용어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뜻을 쉽게 표현하면 구조, 뼈대라고 요약될 수 있는 프레임워크는 비즈니스와 경영학의 단위에서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컨설턴트들의 도구로 등장합니다.
경영학에서 쉽게 등장하는 SWOT, 4P분석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SWOT과 4P분석은 지극히 아카데믹한 방법론으로 실제로 위 방법을 사용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해하기가 쉽고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학부과정의 경영학에서 등장하는 이유로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단순해보이는 SWOT과 4P분석이지만 실제로 분석도구를 활용하여 케이스에 적용하려고 하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막막하고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은 피라미드식 병렬구조로 대표되는 논리적 사고에 익숙치 않다는 점과 해당 케이스를 재구성할만큼 주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지 못하였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따라서 그 종류와 형태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개념을 분할하고 기준에 따라 그루핑을 시도하는 훈련을 통하여 구성적 사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필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생각도구들
마케터로서 역량강화를 위하여 다양한 분야에 대한 소양을 쌓게 되면 프레임워크라고 하는 '생각정리도구'라는 것이 수백개에 이를정도로 엄청나게 발달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각의 목적에 따라 발달한 생각정리도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영역으로 침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최근 부각되는 프레임워크로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비지니스모델캔버스(BMC : Business Model Canvas), AARRR(Pirates Metrics) 등이 있습니다.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은 미국의 디자인컨설팅 회사인 IDEO와 스탠포드D-School등에서 활용되며 전세계적인 유행을 가져온 방법론으로 디자이너가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에서 착안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의 주류 메써드인 비지니스 씽킹 방식이 귀납방법론을 통한 추론에 근거하고 있다면 디자인씽킹은 HCD(Human Centered Design)에 기반하여 인간적이고 전체론적인 방법을 통해 문제를 탐색하는 방법론입니다. 사용자의 관점에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디자인씽킹은 타 방법론과는 다르게 사람을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디자인씽킹은 구글벤처스의 스플린트와 같이 어느정도 아이디어가 빌드된 상황을 기반으로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과학적 사고방법론이나 문제-해결의 코드를 입히는 것은 기본적인 역량으로 간주하고 분해/결합과 같은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지 않습니다. 굳이 언급하고 있지 않는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사용자를 실제로 행동에 나서게 하고 테스트를 거쳐 이를 보완하는 방법론입니다.
비지니스 모델 캔버스(BMC : Business Model Canvas)는 비지니스에 포함되어야 하는 주요 구성요소를 9개의 블럭으로 구분하여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데 필요한 주요요소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그래픽 템플렛입니다. 알렉산더 오스왈더에 의하여 Narraitive Test의 방법론으로 개발되었으며 주로 커다란 용지에 인쇄하여 벽에 붙이고 사업모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포스트잍으로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비지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도구입니다. 9가지 블럭을 갖고 있는 이유로 비지니스 9블럭이라고도 불립니다.
BMC는 주로 창업기업의 비지니스 모델 프로토타입을 설명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엘레베이터 스피치라고 부르는 짧은 시간에 핵심적인 사항을 전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창업가의 욕구를 반영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BMC 또한 매우 우수한 도구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단계에 있는'벤처창업가'를 그 대상으로 하는 이유로 기본적인 자기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논리적 사고, 기초적인 경영학 베이스의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초심자들에게 난이도가 존재하는 도구입니다.
그로스해킹의 해적지표로 유명한 AARRR(Pirates Metrics)은 디지털 마케팅을 대상으로 실행에 초점을 두고 있는 Funnel기반의 방법론입니다. 데이비드 맥클루어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행동을 주시해야하며 고객의 행동을 획득, 활성화, 유지, 매출, 추천의 다섯가지로 나누어 분류하였습니다. AARRR의 특징이라고 하면 각 단계마다 수행하는 행동들에서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 수치로 바꾸어냄으로서 측정이 가능한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의 영역에 한정된 프레임워크이기는 하지만 그 방법론과 운영방식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이론입니다. 대부분의 마케팅이 디지털 마케팅 위주의 흐름으로 Run하고 있는 지금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해진 방법입니다. 최근 스타트업에서 생겨나는 퍼포먼스 마케터라고 하는 직무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론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SWOT과 4P, 디자인씽킹과 비지니스모델캔버스, AARRR은 훌륭한 프레임워크이지만 마케팅 캠페인을 이끄는 업무에 최적화된 도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보다 조금 더 나은 구성을 가질수는 있겠지만 원칙적으로 기획, 마케팅과 관련한 다른 여러가지 생각도구들 중에서 그 어떤 툴Tool도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프레임워크는 결국 사고방식을 도식화 시켜놓은 방법론이고 그렇게 찾은 생각도구들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누군가의 프레임워크일수는 있겠지만 나만의 프레임워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1인분 마케터는 여러가지 프레임워크들의 기능을 참조하고, 수차례에 걸친 경험에 따라 자신만의 논리와 방법으로 구성된 자신만의 논리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고 해도 결국 쓰여져야 도구인 법이고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은 필요가 없으니까요. 남의 떡이 먹기 좋아보인다고 억지로 가져온다고 한들 그것이 곧바로 내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수차례에 걸쳐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한 끝에 매번 공통되는 사항을 엮어 하나의 체계적인 구조를 엮어내었고 이를 프레임워크의 형태로 설계하였습니다. MSF(Marketing Science Framework)는 본래 이것보다 투박한 키워드 중심의 프레임이었으나 디자인 개선을 거쳐 독자분들께 보여드리는 하나의 예시로서 등장하였습니다. 위 카테고리를 통해 마케팅 캠페인 기획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연결시킬 수 있었고 실무에서 이를 활용하면서 보다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조건 남의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을 중심에 두고 그 방식대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나갔기 때문입니다.
프레임워크는 하나의 도구일뿐 주체인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는 고객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입장이기에 가치전환(Value Conversion)의 카테고리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였습니다. 그러나 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입장이라면 해당 관점의 카테고리가 1번에 등장해야 할 것이고 아이템자체에 집중하는 입장이라면 캠페인 개발(Develop Campaign)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나름의 기준을 갖고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MSF의 기본 틀을 가진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러가지 툴Tool이 많았지만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게 된 초보적인 능력으로는 모든 예시가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를 갖고 있었고 심지어 경영학의 기본 프레임워크인 SWOT과 4P조차 제게 익숙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그랬기에 저는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법부터 시작했습니다. 본론의 내용들을 하나씩 분류하는 과정속에서 어떻게 주제를 잡아야 하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고 관련서적을 읽어가며 지식을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분석능력을 키워 몇차례의 프로젝트를 완수하면서 비로소 제가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조건반사에 가까울 정도로 프레이밍하는 능력
우리에게 익숙한 SWOT과 4P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프레임워크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화려무쌍한 워크시트에 용어마자 신비해보이는 프레임워크를 이렇게나 많이 검토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프레임워크는 도구일뿐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다양한 프레임워크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나에게 필요한 도구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굳이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WHO WHAT HOW면 모든것이 끝난다는 점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정확하게 프레이밍하는 능력으로 귀결됩니다.
나만의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거치는 진짜 이유는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마케팅 마인드로 대표되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함양하는 것에 있습니다. 문제가 주어졌을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고 조건반사에 가까울 정도로 즉각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업무능력을 갖고자 함입니다. 단순히 무엇이 어떠하다 정도의 단편적인 지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일을 해낼 수 있는 절차적 지식을 갖기 위함이며 1인분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나만의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이를 뛰어넘어 직관적인 마케팅 마인드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획을 잘하는 사람은 A4한장으로도 기가막힌 능력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