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아침은 활기차다. 최소한 사람이 북적대는 거리에서는. 그 생기 가득함과 흥분됨의 교차로에서 이리저리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가장 에너지가 넘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아침 거리를 잰걸음으로 오가는 자들 사이에서 아침 내 잠자는 우리 아이들은 아직 만날 수 없다.
우리 집은 아침이 제일 고요하다. 그들이 잠든 새 아침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점심이 온다. 내 그 시절 생각하면 그저 아침의 고요함을 아이들이 즐기고 싶을 때까지 내버려 두고 싶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아침 내 자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
청소년기 아이들의 생체리듬을 연구한 결과 아이들의 생체 리듬은 성인보다 약 2시간 정도 느리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등교 시간을 늦추자는 주장도 있으니, 학기 동안 부족했던 아이들의 수면보충을 위해 방학 동안 이 정도의 늦잠은 보약을 먹이는 것과 같지 않겠나.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순간 조직의 규칙에 적응하느라 어차피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또 아침을 바삐 살아갈 그날. 방학이 끝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또다시 이 아침 시간부터 달려야 한다. 활기찬 새 봄을 맞이하기 위해 곰에게 겨울잠이 필요하듯, 아이들에겐 따듯한 이불속 온기로 아침을 뒹구는 여유도 필요한 것이리라. 이것이 내게는 아이들을 이해하게 해 주는 마음의 속삭임이다.
하지만 아직 인생의 노년도 아니고 갈 길이 먼데, 이불속에서 구르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심정이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답답함. 그때는 원래 그러는 거려니. 스스로 마음을 다독여보지만 아이로 살다가 엄마로 산다는 건 몇 배의 에너지를 가득 안아야 햇살 가득한 아침의 고요를 누리게 된다.
이제부터 아이들의 세상에 아침은 없다고 생각하자. 그럼 속 편히 아이들의 잠을 방관할 수 있겠다. 참 다행이다. 아침부터 아이들의 식량을 마련할 필요 없으니. 어째 저째 아침을 고요히 지내다 보니 글도 쓸 시간도 생기고. 감사하다. 이제 아이들 일어날 시간. 점심 준비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