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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erte Sep 08. 2024

D+4,5,6. Baby Blue may fade

세상에서 가장 여리면서도 가장 강한 사람.

맞다. 나는 강했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나는 잘 적응해 나갔다.


사실, 나는 그저 ‘지르는 용기’ 정도만 있을 뿐,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주위의 도움 덕분에 일어나서 걷고, 뛰고, 더 이상은 울지 않고(사실 조금은 울지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번아웃이 온 사람은 실로 대단한 사람이다. 번아웃이 올 정도로 뭘 열심히 했다는 의미니까.

그리고 그 열심히 하던 자신을 알기에, 속도 조절이 몸과 마음이 맞지 않아서 괴롭고, 자기비판과 자기부정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같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가장 밝게 웃는다는 말처럼, 그런 사람들은 사람들과 있을 때 자신이 힘든 상태를 숨기려고 애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내 상태가 들킬까 봐 두렵고, 혹여나 내 침울한 분위기가 그 예쁜 사람에게 옮겨질까 봐 겁이 난다. 그러면 나는 나 자신이 더 싫어질 테니까.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뭔가?   


1. 여기서 나랑 같이 지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운다.

그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집중해 주고, 다정할 것. 다정할 것. 다정할 것.


2. 매주 목요일엔 <목요 러닝 클럽>이 있다.

퇴근하고 송악산 둘레길을 사람들이랑 함께 뛰었다. 초보인 내게 속도를 맞춰주시며 걸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웠다.

W님도 번아웃 유경험자. W님이 말하길, 이곳은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생각하고, 나로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지만 그 속에서 나 자신으로 온전히 있을 수 있는 곳.

그러니 이곳에 있을 때 사람들과 더 많이 얘기하고, 경주마 같이 눈 옆을 가리고 달리던 나의 시선을 확장시키고, 책임감 있게 자유롭자.


3. 그럴 수 있는 그 기간이 한 달이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으니 1/4이 지나갔다. 워케이션이라는 말처럼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왔다가 언젠간 떠난다.

만남과 헤어짐, 소중함, 그래서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게 되고, 용기를 내게 된다.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함께 이 공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내성적이고 소심한 나의 최대한의 용기를 끌어올려서 '같이 뭔가를 하자'는 제안에 절대 빼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체력이 점점 생겨남에 감사하다.   


4. 우울한 생각은 끝이 없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저자가 20년 차에 접어들고서도 "내가 1년이나 쉬어도 될까" 하고 걱정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고민은 언제나 있는 것이고, 또 언제나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마치 언제나 논다는 건 곧 언제나 놀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것처럼 말이다.

유의미한 생각과 사색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작정 끊어버려도 무관하다면 아예 생각할 체력조차 남기지 않거나 그럴 정신이 없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테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피스를 위한 여러 청소들을 하고, 매일 내리쬐는 햇빛을 보고, 땀을 흘리고, 유일한 이동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러닝을 하고, 웃고, 먹고 로 몸은 정신이 없고

그 외의 시간은 너무나 일하는 시간에 딱 맞게 남아서, 머리는 오직 현재는 책임을 다해야 하는 내가 좋아했었던 일을 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오피스 일과 회사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면 하루를 마무리하는 통화를 하거나 일기를 쓰면 기절하듯이 잠들어버리는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에 시간을 쓸 여유조차 없다.





노래

[디어 마이 프렌즈 OST Part 1] 케빈오 (Kevin Oh) - Baby Blue MV

It may start as "Baby Blue, " but someday the "Blue" will fade away.


영상

고현정 브이로그3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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