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일의 기록
만약 육아휴직을 하신다면, 꼭 기록을 남겨 보세요. 육아휴직은 싱글로 살 때, 부부 둘만 살 때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입니다. 지나가면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니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충분합니다. 앨범처럼요. 일기도 좋고 메모도 좋습니다. 사진도 동영상도 좋습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하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그것을 다른 부모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좋은 육아 팁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채택하던 채택하지 않던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행복한 기분을 풀어낸 기록은 가족들과 아이들에게 작은 쪽지 편지로도 쓸 수 있겠지요. 부정적인 기분이 든다면 그 이유를 자세히 풀어 써보세요.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부정적 기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동글이에게,
네가 언제 아빠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그 때도 육아휴직이라는 게 있을지 모르지만, 너의 아이와 함께 가능한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꼭 갖기를 바란다.
너와 함께 공원에서 도시락을 까먹으며, 박물관에서 신기한 체험을 함께 하며 아빠는 무척 행복했단다. 회사에서 승진했을 때보다, 어딘가에서 상금을 받았을 때보다 더 행복했단다. 그런 행복들은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은 이유 없이 마냥 행복했거든. 너의 웃는 눈, 너의 오물대는 입, 그런 것들이 그냥 죽을 때까지 마냥 바라보고 싶을만큼 예뻤단다.
너도 아마 그렇겠지만, 너의 아이도 너의 손을 덜 타고 싶어할 때가 분명히 올거야. 아빠도 그랬거든. 세상은 그걸 사춘기라고 불러. 물론 너의 아이는 철이 들면 다시 너에게 돌아오긴 하겠지만, 네 손을 벗어나고 싶어할 그 때는 아마 조금 아쉬울 지도 몰라. 그 때 네가 너의 아이를 믿고 계속 사랑하게 해 줄 힘이 필요하면, 그 기억들을 다시 불러내 보려무나. 아빠도 그렇게 해 볼 생각이거든. 그러면 아마 잘 버틸 수 있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