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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Apr 10. 2020

어깨 뭉침. 현대인의 고질병

어깨가 말랑말랑했던 적이 있던가?


기억이 안 난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뭉쳐있던 것만 같다. 마사지를 받아도 그때뿐이다. 온 신경이 어깨로 가니 업무효율도 떨어진다. 몸에 맞지 않는 의자를 탓해본다. 그런데 옆자리 김사원도 똑같은 의자에 앉아있는데 쟤는 멀쩡하다. 젊어서 그런가?


‘어깨가 뭉쳤다’는 말은 ‘승모근이 긴장했다’는 뜻이다. “승모근? 아 어깨에 그거?!!”  응, 아니야... 스크롤을 조금만 더 내려보자.

승모근(Trapezius),  Thieme General Musculoskeletal System



승모근은 위로는 뒤통수부터 아래로는 등까지 이르는 큰 근육이다. 승모근은 위치에 따라 하는 역할이 달라져서 상부, 중부, 하부로 나눈다. 우리가 매일 부여잡는 어깨에 해당하는 부분이 상부 승모근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어깨가 뭉쳤다는 건 승모근이 긴장했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근육들도 어깨 뭉침에 지분이 있지만 오늘은 승모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실  ‘뭉쳤다’라는 표현은 전문가가 쓸만한 표현은 아니다. 그렇다고 ATP 어쩌고, actic 어쩌고, myosin, cross bridges, A band, Z band 블라블라 하는 것도 재수 없을뿐더러  ‘뭉쳤다’ 만큼 직관적인 표현도 없다.


뭉쳤으면 풀면 될 텐데 왜 풀어도 소용없을까?



‘뭉쳤으니 푼다’라는 단순한 접근을 하기 전에, 먼저 ‘왜 뭉쳤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승모근이 뭉치는 이유는 조별과제가 망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한 사람이 독박 쓴 조별과제가 망하는 것처럼, 승모근이 뭉치는 이유는 다른 근육이 도와주지 않아서다. 여기서 다른 근육은 등 근육이다.


등을 곧게 펴고 바르게 앉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등을 곧게 펴고 앉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오래 앉아있다 보면 어느새 등은 굽어지고 머리는 모니터를 뚫고 들어갈 지경에 이른다.


등을 곧게 편 상태에서는 앞을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등이 굽어지면 머리는 바닥을 향하게 된다. 바닥을 보고 일을 할 수는 없기에 고개를 들어 올린다. 그렇게 거북이가 된다.





등을 바르게 펴야 어깨 뭉침이 해결된다


등을 곧게 펴기 힘들다는 건 등 근육이 약하다는 뜻이다. 물론 몸에 맞지 않는 의자와 책상 그리고 잘못된 모니터의 위치도 한몫한다. 근력과 업무환경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일단 근력부터 기르자. 만약 당신이 매일 아침 양어깨에 돌덩이를 얹고 출근하는 기분이라면 더더욱 근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을까? 나는 턱걸이를 추천한다. 턱걸이는 최고의 가성비 운동이다. 만원 정도면 문틀에 고정하는 가정용 철봉을 구입할 수 있다. 턱걸이를 못해도 상관없다. 매달려 있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된다. 매달리는 만큼 강해진다.




‘뭉쳤다’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와는 다르게 뭉친 근육은 힘을 못쓴다. 근력이 없다면 마사지를 해도 도수치료를 받아도 주사를 맞아도 그때뿐이다. 근력을 키워야 치료효과를 유지해야 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체내에서 엔도르핀, 엔도카나비노이드, 마이오카인, 젖산 등이 분비된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기분을 좋게 하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계단 오르기 등 적당히 힘든 운동을 20분 이상 했을 때 분비된다. 마이오카인은 운동하는 동안 근육에서 분비되는데, 근육을 점점 더 강하게 만들고 혈당을 조절하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심지어 암세포도 죽인다. 운동 후 근육에 쌓인 젖산은 혈류를 타고 뇌로 이동해 불안감을 덜어주고 우울증을 예방한다.


운동은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된다. 턱걸이를 추천했지만 사실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다. 다만 운동의 목적이 통증 해소나 자세교정이라면 필라테스, 요가, 발레,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추천한다. 자세교정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주 4회씩, 6주간 꾸준히 해보자. 그리고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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