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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편 Sep 27. 2020

출근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선배보다 나은 후배의 지혜

출근하는 아침,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잠을 잘 못 잔 탓인지, 두통이 있었고, 

전 날 먹은 저녁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도 더부륵 했다. 

그럴수록 기분은 다운되고, 정말 출근하기가 싫었다. 


그래도 너무나 익숙하게,

씻고,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고, 신발을 신고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서도 생각을 하기보다는,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보며 기분을 좋게 해 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조금 좋아진 기분이 무색하게,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다시 다운되었고, 두통은 더 심해졌다. 

매일 해야 하는 업무를 해야 하니, 어찌어찌 일을 하고 있었다. 


손과 눈으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온통 나의 생각은 이것뿐! 

아~ 퇴근하고 싶다


출근한 지 한 시간도 안되었는데 벌써 퇴근이라니, 날 것의 나의 마음을 

그나마 정신 차리고 있는 나의 양심이 뭐라고 하는 새에 

사무실 저 멀리에서 옆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후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들리는 딱 한 마디!!!


그렇다고 출근해서 기분 나쁠 이유는 없잖아~~

 

세상에!!!


아무래도 옆에 앉은 다른 직원이 출근했는데 기분이 나 빠보이기는커녕 기분이 좋아 보인다는 느낌의 인사를 건넨 것 같았다. 이런 찝찝한 인사에 쿨하게 받아치는 나의 후배.


그렇다.

이 말이 너무나 맞았다. 

출근을 했다고 해서 내가 이렇게 기분이 나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이날은 큰 보고도 없었고,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마감일도 아니었다. 

마음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업무상 연락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 평소라면 마음 편히 출근을 했을 날이었다.


생존을 위해서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내가 선택한 일이 출근이지, 그 누구도 나의 등을 떠밀지는 않았다.


결국 내가 좋아서 출근을 해 놓고, 출근 탓을 하고 있던 것이다. 


출근은 아무런 죄가 없다. 


그냥, 그날의 나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이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출근해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날들을 출근 탓을 했는지 모르겠다.


후배의 말을 듣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지혜를 후배로부터 얻은 감사함을 느끼고는 기분이 좋아졌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좋아지자 몸의 상태도 덩달아 좋아졌다. 


인생은 모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너무나 생생하게 느낀 이 날,

마음먹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마음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말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줘야 하듯, 마음에도 좋은 생각을 자주 해줘야 한다.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그로 인해 내가 아프지 않도록,

우리는 모두 나의 마음을 잘 보살펴 줘야 한다. 


자주 나의 마음에 안부를 물어주자.

오늘 하루 나의 마음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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