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공부를 한다고 해서 수학이나 사회경제 같은 주제만 익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가 어떻게 즐기며 살아가는지를 자연스레 눈여겨보게 되고, 결국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 둘 따라 하게 된다. 스튜던트 비의 동물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요리였고, 그 뒤에는 미술과 음악이었다. 다만, 동물들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몇 가지가 남아 있는데, 그것들 만큼은 우리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왜? 많이 어색하니까.
셀피 (Selfie)
동물들이 우리 앞에서 셀카를 즐겁게 찍는다면, 왠지 대단히 어색해질 것 같다. 옆에서 미소를 띠면서 다 찍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하나? 눈을 피하고 못 본 척 외면해야 할까? 아니면 같이 껴달라고 말해야 하나? 어쩌면 우리는, 수줍어하며 도망치는 수수한 모습의 동물들에게 더 끌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포츠
동물들은 그 즐거운 스포츠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먹고살려고 뛰어다니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무거우니까,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만약 동물들이 스포츠팀을 만든다면, 우리가 ‘라이온즈’, ‘베어스’ 같은 이름을 지었듯이, 그들도 어쩌면 ‘한국인즈’, ‘중국인즈’ 같은 뭐라고 말하기도 불편한 팀 이름을 만들 수도 있다.
명품
동물들에게 명품이나 보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명품 브랜드란 인간이 마음속에 만들어낸 상징일 뿐이니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물들이 명품에 가치를 두지 않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상상해 보라. 동물들이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당신이 걸친 게 샤넬인지, 에르메스인지 따지기 시작한다면... 국립공원에 가는 것이 얼마나 불편해질지... 1)
1) 스튜던트 비에서는 리트리버가 명품을 알아보는 동물로 등장하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