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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전쟁 준비 중?

푸틴을 대비하라..유럽의 군비 증강 계획 정리

by 토미 M

나토 내부에서 ‘몇 년 안에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뉴스위크지는 나토(NATO) 회원국들이 전쟁 준비를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I. 푸틴의 유럽 침공설(說)


“러시아는 서유럽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 정보국(Foreign Intelligence Service)의 수장인 브루노 칼이 11월 말에 한 말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뉴스위크는 또 유럽 연합 방위 담당 커미셔너인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의 말을 인용해 “방위 장관들과 나토 지휘관들은 푸틴이 6년에서 8년 내에 나토와의 대결에 대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리투아니아 전 총리였던 쿠빌리우스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런 평가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적절히 준비해야 한다. 그 준비 시간은 많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II.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많은 것을 바꾸었습니다.


군사적으로만 보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오랜 비동맹정책을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유럽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요하기도 전에, 종전 수준보다 높은 GDP 2% 수준의 방위비 지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이 얼마나 빠르게 군 생산 시설을 정비하고, 관련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뉴스위크는, 나토의 최고 군사 관리인 롭 바우어 제독의 말을 인용해 "전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생산 및 유통 라인을 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은 군대일지 모르지만,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경제”라고 유럽의 바뀐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III. 동쪽 나라들


유럽 전역에서 전쟁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움직임들이 보이는데, 특히 러시아나 그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의 행보가 빠릅니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의 세 나라는 올해 1월 러시아와 벨라루스와의 육상 국경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동맹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도 했습니다) 리투아니아 국방부는 국경을 따라 벙커, 지원 거점, 분배선을 포함한 방어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러시아의 탱크와 장갑차를 막기 위해 지뢰 및 드래곤스 티스 같은 장치들을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래곤스 티스(용의 이빨)는 탱크의 진입을 막고 기계화 보병이 영토를 확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라트비아도 마찬가지입니다. 5년간 4천5백억원을 투입해 러시아와의 동부 국경 방어 구축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원 인력을 위한 전초기지, 대전차 참호 및 탄약과 지뢰를 보관할 저장고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또 러시아의 주력 탱크인 T-55를 이용해 이런 방어 장치가 효과가 있는지도 실험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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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독일과 폴란드


독일은 공격이 발생할 경우 베를린이 주요 건물과 시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그리고 독일이 유럽 동부로 향하는 수십만 명의 병사들의 통로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이 11월에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독일 작전 계획(Operationsplan Deutschland)"이라는 이름의 전략 문서 초안이 1,000페이지 분량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우리 무기를 많이 구입한 폴란드 역시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우리 돈 3조 5천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이른바 ‘동쪽 방패 East Shield'라는 것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폴란드는 이런 계획을 “1945년 이후 폴란드 동부 국경, 나토 동부 전선 강화를 위한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폴란드의 '동쪽 방패' 요새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참호화된 방어선의 성과를 바탕으로 설계되었고, 전자전 장비 및 정찰 및 감시 시스템도 함께 구축됩니다.


V. 서쪽 나라들


러시아에 가까운 나라들에 비해 서쪽에 있는 나라들의 군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영국은 방위비 지출을 GDP의 2.5%로 늘리기로 했고, 프랑스는 GDP 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쪽 나라들, 에스토니아는 GDP의 2026년까지 3.7%로 늘릴 예정이고, 리투아니아는 4%, 폴란드는 2025년에 GDP의 5% 수준의 군비를 쓸 계획인 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느긋해 보입니다.


대신 서쪽 나라들은 나토의 통합 공중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개선하는 쪽에 지출을 늘릴 계획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러시아의 공중 및 미사일 공격 기술을 막아내고자 하는 겁니다.


물론 러시아와의 전쟁을 걱정하는 모든 유럽 국가들은, 동쪽과 서쪽 나라할 것 없이 동맹을 강화하는데 유래없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스위크는 “나토의 접근 방식은 변화하는 글로벌 도전에 직면하여 강력한 방어 동맹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쟁은 일어난 뒤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목격한 유럽이 계획한 군비 지출을 줄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유럽의 군비 증강”을 끊임없이 외쳐온 트럼프 대통령도 자기 나라 무기를 팔기 위해 매우 애쓸 것 같습니다. 우리 방위산업체의 실적에는 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025년부터 몇 년 간, 유럽에서 큰 군수 시장이 열린다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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