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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은 비싼 게 좋겠지요

OPEC "기름 소비 늘 것"..국제에너지 기구 "그 정도까진 아니야"

by 토미 M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45만 배럴 증가할 텐데, 이건 주로 운송 연료 transportation fuels 사용 증가 덕분일 것"이라고 2025년 전망을 내놨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한 '하루 105만 배럴 증가'보다는 훨씬 많은 수요를 전망했다"면서 "여전히 OPEC이 유가 지키기에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유독 주가를 흔들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가, '기름 부자 카르텔' OPEC의 올해 전망은 어떨까요?

I. OPEC 전망 "수요 늘어날 것"


OPEC이 주목한 첫번째 이야기는 '중국 수요'입니다.


OPEC은 "중국의 원유 수요가 올해 하루 31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11월 경기 부양책 효과가 1분기 동안에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 무너진다"는 우려에 직면한 '중국 수요'가 늘 수 있을까요?


OPEC은, 비록 중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좋지 못하더라도, 정제 능력이 늘어난 석유화학 산업 영향과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 등으로 수요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석유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습니다.


OPEC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이전의 3%에서 3.1%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에는 3.2%의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4%, 내년에는 2.3%로 보고 있으며, 유로존 성장률은 2025년 1%로 하향 조정하고 2026년에는 1.1%로 전망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OPEC이 2025년 인플레이션이 점차 감소하고 2026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II. OPEC "계속 감산" .. 미국 "글쎄"

OPEC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늘 '감산'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OPEC+라고 불리는 DoC (Declaration of Cooperation, 협력선언)를 만들어 유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계 원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OPEC+ 동맹은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올해 3월 말까지 추가로 연장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하지만 이 OPEC+에 속해 있지 않은 나라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하락 요인'도 분명히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OPEC은 "올해에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가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전세계 석유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1위 미국이 마구 뽑아낼 경우 OPEC의 감산 합의 효과가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OPEC 회원국들 역시 모두 약속을 잘 지키는 건 아닙니다.


2024년 12월만 놓고 보면, 주로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석유를 더 뽑아냈는데,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여기에 해당됐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OPEC가 시장 점유율보다 가격 지지 노력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PS. .. 트럼프 2기


최근 국제 원유 가격 기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언저리에서, 미국 원유 가격 기준인 서부 텍사스중질유 (WTI)는 70달러 후반까지 올랐습니다.

두 벤치마크 모두 이번 주 초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원유가 시장에 흘러들어오지 못할거라는 우려 때문에 크게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습니다.


이 경우에서 보듯, 정치와 경제가 묘하게 엮이는 것이 유가인 만큼 유가 전망은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 많은 고난도의 게임입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오면 미국의 이란 제재가 강화될 것"이라는 유가 상승 요인과 "석유 추가 생산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유가 하락 요인이 섞여 있는 올해의 유가 전망은 더더욱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지구온난화 이후 부쩍 예상하기 힘든 날씨도 고려 대상입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최근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에 더해) 예상보다 추운 미국과 캐나다 날씨 탓에 "원유 공급 과잉 규모를 하루 95만 배럴에서 72.5만 배럴로 낮춘다"라고 '유가 상승 이유'를 발표했습니다.


'기름값 뉴스'가 내 차 기름값 얘기로만 들리던 때도 있었지만, '코로나 뒤 인플레이션의 습격'과 이를 막기 위한 Fed의 금리 인상 이후에는 조금 더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느낌입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기름값이 조금 내렸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에 요즘 '유가 하락 요인'쪽에 더 눈이 가는편향성이 생긴 듯 한 데, '기름 부자 카르텔' OPEC의 시선은 조금 또 다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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