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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래의 기술' 실사판

트럼프의 관세 전쟁, 결국 중국을 노린다? .. 트럼프의 관세 사랑

by 토미 M Feb 02. 2025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 1장 "거래는 예술이다"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돈 때문에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얼마든지 있다. 내게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다. 나는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를 한다. 거래는 나에게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캔버스에 아름다운 그리고 또 훌륭한 시를 쓴다. 그러나 나는 뭔가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큰 거래일수록 좋다. 나는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거래는 내게 하나의 예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관세 정책'이 이런 거래를 위한 협상 카드일거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이자 최고의 소비 국가인 미국의 '관세 카드'는 다른 나라에게는 정말 위협적인 협상 카드니까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듯이 진짜 칼을 뽑았습니다.

      

미국 수입국 순위 1위인 멕시코와 3위인 캐나다에게는 25% 관세를, 2위인 중국에게는 기존 25%에 추가 10%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은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습니다.


무역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마치 치킨 게임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싸움의 키를 쥐고 있는 갑(甲)은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미국 언론이 반대해온 '관세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 주특기인 '거래의 기술'을 활용해 경제적, 정치적 이득을 취하면서도 자산 시장과 경제를 망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곧 자신에게 차례가 돌아올)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한 나라를 무참하게 박살 내는 '본보기'를 보여줄까요?

     

세계 최고 장사꾼이라는 그의 거래가 시작됐습니다.     


❶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사랑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사랑'은 새삼스러울 것 없습니다.     


그는 "관세 높게 받아서 미국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도록(혹은 덜 내도록) 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관세 자체에 대해 긍정적입니다.


다음은 관세에 관한 그의 연설들입니다.


"관세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기억하세요. 우리는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호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관세로 보호할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가 올라가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은 내려갈 것이고, 엄청난 수의 일자리와 공장이 돌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과 미국 언론은 "이번 관세가 미국 경제에 보탬이 될 것 없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이코노미스트

첫째는 관세 부과로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연방 정부 수입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겁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조세재단(Tax Foundation)에 따르면, 이번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연방 정부에 약 1,100억 달러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액수는 미국 정부의 세금 수입의 2% 수준에 불과합니다.     


둘째는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수출이 늘어나거나 미국의 무역 적자가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관세는 물가 상승을 부르고,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관세가 처음 도입된 이후 제조업의 고용 비중이 감소했었고, 과거 관세 기록을 살펴보면 일자리를 마법처럼 만들어내지 못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❷ 멕시코와 캐나다     


게다가 첫 '관세 전쟁' 상대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고른 것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캐나다는 광대한 광물 자원을 가지고 있고, 멕시코는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함께 형성한 30년 이상의 자유무역 체제를 단독으로 대체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중 약 50%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오며,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 중 약 75%가 캐나다와 멕시코로 향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제너럴 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모두 급락했고, 앞으로 며칠간 금융 시장의 혼란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이웃한 동맹국에게부터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미국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호시탐탐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세력을 강화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❸ 결국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 1기 때에는 약 37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캐나다,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9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고, 중국 제품 가운데 컴퓨터, 장난감, 스마트폰처럼 소비자를 위해 첫 임기 때에는 제외했던 것들까지 모두 포함시켰습니다.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지도 않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첫 타킷이 된 건 바로 '중국 견제'라는 폭넓은 포석이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직접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등 엄청난 자본 투자를 해왔는데, 이에 대한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멕시코 투자액은 모두 130억 달러(우리 18조원) 수준이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크게 올린 뒤에는 중국의 자동차 분야 투자가 5조원을 넘었습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멕시코 ➞ 미국’ 수출품 가운데 1위는 각종 먹을거리가 아닌 자동차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월스트리트저널

물론 중국산 원료로 만든 펜타닐의 주 유입 경로가 멕시코라는 게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겠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투자를 다 무용지물을 만들면서 이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에게 "우리와 장사하고 싶으면 중국 돈 그만 받아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❹ 확전(擴戰)      


멕시코와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때리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를 부를 거라는 점인데, 그렇다고 두 나라 정부 모두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감안해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싸움 대상이 이번 세 나라 외에도 더 많다는 겁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상대는 EU 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해왔습니다. 물론 'NATO 내에서의 국방비 부담' 문제도 논란거리입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 의견이 더 우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많은 지지자들은 '엄청난 관세'를 부과했던 19세기 후반을 미국 경제의 황금기 the golden age for America’s economy 로 칭송해왔고 그 시기를 재현하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물론 당시 미국 경제의 호황은 관세보다는 1) 인구 증가, 2) 법치주의 강화, 3) 비무역 상품의 성공 등 다른 요인들이 주도했다고 봐야 하고, 특히 19세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트럼프 1기 당시 '관세 부과'가 무역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등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식의 지극히 경제적인 반박이 미국 언론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충고를 받아들일까요?

 

❺ 펜타닐은 막을 수 있나?


2월 1일 발표된 관세는 4일부터 바로 발효됩니다. 언제 끝날지는 예상하기 힘듭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와 마약 펜타닐이 미국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해 관세를 때리는데, 이게 해결되기 전에는 이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조치가 과연 마약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요?     


일단 멕시코 정부의 마약 단속이 더 강해지는 걸 기대할 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멕시코 정부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은 오히려 멕시코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캐나다 관세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적발한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중 (캐나다와 맞닿아 있는) 북부 국경에서 적발된 비율은 고작 1%에 불과해,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고 평가했습니다.



 PS.. 거래의 기술


솔직히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과 관세 전쟁 벌여서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캐나다는 GDP의 20%가 미국 수출에서 나오고, 멕시코는 30%가 미국 수출에서 나옵니다. 반대로 미국은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2% 정도 밖에 안됩니다.      


실제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캐나다, 멕시코의 경제가 향후 몇 년간 성장률이 1~2% 정도 떨어지는 반면, 미국은 0.2%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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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이 결국 이기더라도 그 충격은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 DeepSeek 때문에 힘들었던 미국 주식시장은 더더욱 긴장의 연속입니다.      


이번 멕시코, 캐나다 관세로 인해서 떨어지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가고, 그래서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리거나 시중 금리가 올라가는 게 가장 걱정인데,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 만을 가지고 (중국 제외하고) 계산해봤더니 Core Price가 0.7% 오르고, GDP는 0.4% 내려갈 거라는 계산을 내놨습니다.


미국 CNBC가 부랴부랴 '이번 관세로 충격받을 주식들'이라는 기사까지 내보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1) 자동차 업체들 2) 의류 업체들 3) 농산물 수입업체 4) 술 수입업체 (데킬라와 맥주 때문이죠) 들을 거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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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동차 업체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BOA의 애널리스트 존 머피를 인용해, "포드와 GM이 이번 관세 조치로 큰 도전을 받을 것이다. 이 두 회사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각각 15~20%, 30~35%의 차량을 생산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실제 관세 부과에 대비한 조치를 해놨다는 외신 기사들은 다소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제계의 걱정과 조바심을 뒤로 한 채, 관세 발표 하루 만에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보복 관세'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펜타닐은 미국 문제”라고 했고, 멕시코는 "펜타닐은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 조건으로 내건 '마약 및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이 난망해 보이기도 합니다.


취임 2주만에 시작된 무역 전쟁. 당분간은 계속되겠죠.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관세 대상은 누가 될까요?

모두가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데, 경제적 파장은 어디까지 갈까요?

트럼프 대통령 말 안들었다고 깨지는 첫 본보기는 누가 될까요?


전세계가 숨 죽인 채, 이제 시작된 세계 최강자의 '거래의 기술'을 지켜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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