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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게 기회를 주다

이코노미스트 "중국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 시진핑, 기회 잡을까?

by 토미 M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무시' 관세 정책이 중국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1) 가장 심각한 경제적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를 주고 있으며, 2) 아시아의 지정학적 지도를 중국에 유리하게 만들 기회를 주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1) 미국의 전방위 압박 .. "중국도 힘들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여전히 GDP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특성상 타격이 불가피하다"라면서 "베트남 등을 통해 제조망을 우회시키려는 전략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여전히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침체, 그리고 인구 감소로 고전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유아독존식 외교 정책이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의 가장 큰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말한 '중국의 잘못'은 크게 게 2가지 입니다. 하나는 민간 기업 등에 대한 탄압이고, 또 하나는 주요 국가들과의 갈등을 불사하는 외교 정책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공동 부유' 등의 이유를 내세워 민간 기업을 탄압하고, 경제인을 구금, 퇴출 시키는 등 '전형적인 독재국가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해왔습니다.


또 아시아와 유럽에 있는 국가들과 영토 및 이념 문제 등으로 수시로 충돌하면서 '싸가지 없는 왕이 외교장관'으로 대표되는 비호감 국가 반열에도 올랐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날카로운 국수주의'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제 많은 국가들을 '친미'로 몰아가고, 중국 경제를 흔들었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시각입니다.


2) 시진핑 주석의 경제적 기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 주석이 최근 기업가들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라면서 "중국의 가능성을 보여준 딥시크 사건을 포함해 중국도 강점을 갖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조망했습니다.


또 상하이와 난징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도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공산당 차원에서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어 입는 피해를 막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내수 소비 지원책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다만 무엇보다 2021년 '공동 부유'에서 시작된 시진핑 주석의 민간 부문 탄압을 멈추기 전에는 중국 경제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중국에게 찾아온 지정학적 기회


트럼프 관세로 대표되는 보호 무역주의와 동맹국 괴롭히기, 그리고 인권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미국이 변덕스럽고 위험한 존재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중국 정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딱히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식의 접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글로벌 사우스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멸은,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그의 약속과 대만을 위해 싸울 의지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켰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에서 더 많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면, 대만을 방어하려는 동기는 줄어들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 주석에게 찾아온 이런 모든 기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부터 비롯됐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미국 만큼이나 이성적이지 못합니다. 미국의 압박을 견디면서 번영을 구가할 만큼 경제를 튼튼하게 구축해온 것도 아니고, 시진핑 주석의 외교 정책이 미국의 공백을 메뤄가며 주변 국가들로부터 친구 신청이 올 정도로 매력적이지도 못합니다.


다만, 중국 지도부가 지금이 기회라는 걸 알아채고 지혜로운 행동에 나설 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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