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김초엽

광선, 온도, 습도 따위를 조절하여 식물의 재배를 자유롭게 하는 구조물

by easygoing


안 그래도 좌충우돌 중인데 오전에 들은 친구 소식에 마음이 더 심란해졌다.


이럴 땐 현실을 살짝 벗어나 보자 싶어 진짜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김초엽 작가의 장편은 처음이었는데 아오, 정말 좋았다. 아들 녀석 말마따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지구가 망했다가 다시 살아나는 힘듦을 겪었더니 잠시나마 대인배가 되었다. 나와 친구의 문제 따위는 그냥 이 시기에 겪는 하나의 과정일 뿐!


그런데 이 책도 모든 등장인물이 여성이다. 또.


월간 채널예스를 꼭 챙겨 보는데 지난해에 커버가 남자였던 게 딱 한 번이었나?(확인해 보니 2번) 그랬다. 문학 판이 오로지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을 리는 없는데 내가 편향된 미디어를 선택하고 있나 의심이 들었다. 남녀 성비라는 게 있는데. 음양의 조화가 얼마나 중한데.


지금은 돌아가신 미국의 여성 대법관 Ruth Bader Ginsburg는 인터뷰에서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되셨는데, 8명의 대법관 중 여성이 몇 명이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8명'이라고 대답했다. 기자가 놀라서 '전부 여자요?' 했더니 '전부 남자였을 땐 안 놀랐잖아?'되물었다는 전설이 있다.


저 이야기를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고 머릿속이 젊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설가는 전부 남자였다. 왜 여자는 없지?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왜 여자 주인공은 없지? 그런 생각도 안 해봤다.

요즘(최근 5년간)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이 거의 대부분 도서관 1층에서는 남자, 2층에서는 여자인 것은 시대의 흐름인가 대롱 눈의 증거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갑자기?).


그나저나, 이 책은 정말 잘 썼다. 여성 서사가 시도의 차원을 넘어 마침내 완성되었다는 걸 보여준다. 여성의 눈으로 본 현실- 이런 장르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평행우주가 열렸다. 설레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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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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