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순간은 시간이 증명해 줍니다
오늘은 늦잠 자는 패턴에 익숙해졌는지 오전 10시가 넘어서 일어나 버렸어요.
정신과 약을 먹고 있어서 그랬는지 중간에 깨지도 않고 푹 잤습니다.
엄마가 차려주신 아점을 먹었어요.
서울에서는 아점을 브런치라고 불렀는데(물론 요리의 종류가 다르지만)
엄마집에서는 브런치도 아점이 됩니다.
생선 구이와 어제 엄마께 먹고 싶다 졸은 김치 콩나물국이었어요.
어제 따온 상추가 남아서 생선쌈을 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데이트를 가자고 하셨어요.
저는 대충 씻고 옷을 걸쳤는데 엄마는 새로 산 원피스를 입으셨더라고요.
아들과 데이트하는데 멋 부리고 싶었어.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선물 받으신 목걸이도 채워드렸습니다.
카페에 가는 길에 아주 붉은빛의 분홍색 장미가 피어 있었어요.
회사 생활에 바빠서 장미가 피는 시기인걸 까먹고 있었습니다.
참 꽃은 아름답구나 생각하며 마음이 살짝 시렸어요.
엄마와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요즘 제가 갖고 있는 일과 삶의 고민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병원에 계신 외할머니.
아빠. 엄마. 누나. 조카. 모든 우리 가족 이야기를 다하고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이야기만 한 것뿐인데 힘이 되고 한결 가벼워진 느낌일까요?
엄마는 오늘도 아들의 짐을 덜어주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붉은 장미와 노란 꽃이 피어있었어요.
날씨가 덥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봄인가 봅니다.
지금은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에 앉아있습니다.
많이 쉬었고 충전이 제대로 되었는지 평소처럼 우울하지 않네요.
앞으로 서울에 올라가서 열심히 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월요일에 도착해서 금요일에 떠나는 이 힐링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즐거울 때 빠르게 흘러가죠.
그런 순간들이었음을 시간이 증명해주나 봅니다.
이제 주말이네요.
여러분도 즐겁고 회복되는 주말 보내세요!
날씨가 오늘처럼 화창하기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