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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Oct 26. 2022

EP.14  서태웅의 패스

같은 방법일 필요는 없다.

오늘은 어땠나요? 오늘도 하루를 마치며 묻는다.


내일 임원 발표가 나게 되면 후속인사로 필자는 변화가 있을거 같다. 그리고 그 이후엔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어떻게 해야 새로운 곳에서 이겨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에피소드 14 : 서태웅의 패스 


서태웅은 늘 자기만 안다.

남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본인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항상 본인만의 플레이를 한다.


슬램덩크 29권_by Takehiko Inoue

서태웅은 안 감독에게 미국 유학에 대한 조언을 얻은 후 윤대협을 찾아가 1대1을 하자고 한다.

밤새도록 1대1농구를 한 이후 윤대협은 서태웅에게 말한다.

"1대1도 공격선택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동안은... 네게 질 마음은 없다."



슬램덩크 29권_by Takehiko Inoue

서태웅은 산왕과의 경기에서 정우성과의 승부에서 계속 지게 된다. 어떠한 공격을 해도 아무리 해도 그를 이길 수가 없다. 그런 서태웅은 윤대협과의 1대1을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는 패스를 한다.



슬램덩크 29권_by Takehiko Inoue

서태웅은 정우성과의 1대1 대결에서 패스라는 옵션을 갖게 됨으로 처음으로 득점, 아니 타인에 의한 득점을 하게 된다. 서태웅에게 패스의 의미란..., 자기만 잘난 줄 아는 녀석이 패스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슬램덩크 29권_by Takehiko Inoue

1대1에서 단 한 번도 진적이 없는 정우성에게 그리고 서태웅을 그 1대1 로 짓눌러 버린 그에게 서태웅의 패스는 혼란을 가져온다. 정우성의 머리엔 서태웅은 패스도 있다고 인식되었을 것이고 생각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기 때문에 디펜스는 뒷전이 된다.


1대1은 공격은 단지 점수를 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사람들은 어떠한 일을 수행함에 있어 남들이 한 일을 따라 하게 마련이다. 1대1로도 저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면 난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전제를 두고서 이기지도 못할 경기를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게 된다.


필자가 처음으로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길에 접어들었을 때의 일이다.

건축을 전공했지만 조금은 더 디테일한 분야인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에 입사하였을 때 필자를 제외한 입사동기들은 실내건축을 전공한 사람들이었고 디자인팀의 팀장도 실내건축을 전공한 사람이었다.

그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스케치가 중요해 조금 늦었지만 잡지책이든 공간이 나온 곳의 사진에 트레이싱지를 얹고 라인을 따라 그리다 보면 스케치가 늘 거야..."

선배로서 고맙고도 적절한 충고였고, 지금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실내건축을 전공해 나보다 4년 먼저 스케치를 시작한 사람들을 내가 같은 방법으로 따라 한다면 과연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대학교 선배로부터 10메가짜리 파일 하나를 전송받는다. "스케치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생각 있으면 함 해보던가..."

아주 시크한 선배의 파일 전송 이후 해당 파일을 설치하고 필자는 생각을 하였다.

"내가 손 스케치로 다른 사람을 따라잡고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컴퓨터로 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가 될 수 있을 수도 있겠는데... 상대방에게 나의 디자인을 설명하는 방법이 굳이 손일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그래 남들이 시작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의 선두주자가 된다면 내 디자인을 충분히 상대방에게 설명할 수 있고 최고가 될 수 있겠는데..."

필자는 그 이후 스케치 프로그램의 최고가 되었고, 아직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범위 안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지고 싶은 생각이 1%도 없다.


서태웅의 패스처럼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목표를 정하고 역산으로 생각하면 기존의 방식이 아니어도 그 목표를 달성할 방법은 무수히 많다.



한줄요약.


"서태웅은 정우성과의 1대1 경기에서는 졌지만 패스라는 다른 선택지를 통해 산왕과의 경기에선 이겼다. 수학에서 x, y의 미지수를 방정식으로만 풀 필요는 없다. 필자는 부끄럽게도 고3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아니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고 무시하고 넘어간 행렬도 2차 방정식을 푸는 한 방식이 잖아...' 하나의 문제를 푸는 방식이 하나의 공식, 이론일 필요는 없다. 세상은 하나의 문제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풀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서태웅의 패스의 교훈을 통해,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 최고가 돼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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