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장점은 빠른 판단과 추진력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장점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었던 사람이 있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말이다.
오늘은 그래도 필자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은 말해보고 싶다.
에피소드 25 : 안선생님의 부재
슬램덩크 17권_by Takehiko Inoue
안선생님이 쓰러졌다. 다행히 강백호가 빠르게 대처했지만...
슬램덩크 17권_by Takehiko Inoue
안선생님은 위독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검사가 있어서 2~3일 입원을 해야 했다.
슬램덩크 17권_by Takehiko Inoue
도내 결승리그 능남과의 경기에 안선생님은 함께 할 수 없었다.
과거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안선생님이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북산 선수들에게 있어선 커다란 마음의 의지가 되었지만 능남전에는 안선생님은 없었다...
슬램덩크 17권_by Takehiko Inoue
북산선수들은 안선생님이 없지만 오히려 선생님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우자고 다짐한다.
슬램덩크 18권_by Takehiko Inoue
하지만 안선생님의 부재는 선수들의 무엇인가를 해야 만한다는 부담감으로... 그리고 그 부담감은 경기보단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 경기의 집중을 방해하게 된다.
슬램덩크 18권_by Takehiko Inoue
북산선수들은 안선생님은 이랬을 것이다라고 그가 어떻게 우리를 이끌었는지를 상기하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슬램덩크 20권_by Takehiko Inoue
변덕규의 등장으로 다시 능남이 거세게 북산을 몰아붙이게 되자 북산은 당황을 한다. 교체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선생님은 어떻게 했을지 생각을 하면서...
슬램덩크 20권_by Takehiko Inoue
능남과의 경기에서 북산 최대의 불안요소는 안선생님의 부재였다.
하지만 아직어린 고등학생인 북산의 선수들은 최대 불안요소인 안선생님의 부재를 극복하고 능남과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전국대회에 진출하게 된다.
필자는 항상 리더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장교로 군생활도 하였고 남들보다 주도적으로 일을 하였다.
항상 내가 이 회사의 주인이라면 어떤 게 좋은 판단일까를 생각하면서...
그러다 보니 항상 필자에겐 해야 할 역할 이상이 주어졌다.
그래서 어떨 때는 설계메이저 설계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소장이...
"팀장이 능력이 부족하니 네가 케어하면서 일을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했고 난 항상 팀장까지케어하며 그렇게 일을 하였다.
그러다 국내 NO.1 건축사사무소 실내건축팀에 입사했을 때는 규모가 있어서였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하는 게 좋았고 시스템 속에서 일을 하는 게 만족스러웠었다. 윗사람을 케어하면서 일을 하지 않게 되어서...
건축 연면적 10만평에 우리팀에서 디자인해야 하는 인테리어디자인영역이 만오천평정도 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다. 프로젝트의 규모와 중요성의 압박과 엄청난 일양에 부담을 느껴서 인지 내 위에 있던 실장(PA) 두 명이 차례로 그만두게 되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이정도 규모를 진행해본사람은 국내에 20명도 되지 않을것이다.)
소장은 사람이 없어서인지 필자에게 PA(Project Architect)를 맡겼다.
그때 필자의 경력은 7년 차정도 되었다.(보통 PA는 건축팀에선 20년차소장이 맡는다)
필자는 겉으로는 태연하게 행동하였다.
'머 난 항상 리더를 대신해서 업무를 진행했잖아...'
'그래 난 항상 리더를 꿈꿨어... 잘됐어...'
'여기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서 나랑 같은 연차의 친구들은 넓게는 모르는데 난 다 알잖아... 할 수 있어...'
하지만 필자는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일을 하였다.
"NJ... 네가 판단해야 해 너를 대신할 사람은 없어..."
"이규모의 공간을 디자인하는데 너의 판단이 흔들리면 정말 커다란 문제가 생기게 돼"
"판단해! 판단해! 판단해!"
필자는 PA가 된 이후 설계면적 만오천평의 프로젝트를 3개를 진행하는 동안 "판단해"란 스스로의 외침을 매일 스스로에게 말을 하며 일을 하였다.
그 덕분에 필자는 실내건축팀(비주력부서) 임에도 불구하고 메인부서인 건축동기들보다 가장 먼저 실장의 타이틀을 달았다.
그런데 요즘 난 참 눈치가 없는 거 같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가 히트를 칠 때 라디오의 사회자가 단지 고등학생일 뿐인데... 우리가(성인) 그 고등학생을 보며 웃고 열광하네요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안선생님의 부재는 그들도 고등학생이고 완벽하지만은 않다를 보여주는 거 같다. 하지만 우리도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그 고등학생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를 말해주는 거 같다.
한줄요약.
"북산에게 안선생님의 부재는 최대의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은 우왕좌왕하고 경기에서 위기를 맞기도 한다. 하지만 안성생님의 부재는 우리가 해야만 한다는 당위성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리더가 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판단이라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앞으로를 위해서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