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고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싫었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이런 거였다.
' 아, 나에게 선물을... '
그게 끝이었다.
떨떠름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누군가 날 위해 선물해 준다고 해서 감정이 저기로 올라가서
좋아, 좋아!! 기분 좋아!! 짱이다! 최고다! 날 위해 선물을 준비하다니!! 꺄!
이런 적이 없다.
근데 한 번 생각해 보면 선물을 받는 이가 즐거워해야 주는 이도 즐겁지 않은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도 내가 상대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선물을 준비했는데
상대의 반응이 시큰둥하면 괜히 기운이 쭉 빠질 것 같다.
그리고 또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 것 같다.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는데 선물을 또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리가.
그래서 한 번 노력해 봤다.
선물을 받기 전에 항상 긴장된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진짜 세상 놀라야지, 세상 고마워해야지. 지금이야, 지금. 세상 기대되는 척!!
나 나름대로 노력해본다고 하는 게 저거였다.
근데 마음대로 안 됐다. 세상 놀란 척은 무슨, 대부분 선물이 뭔지 눈치를 챘었고
생각했던 게 눈앞에 있으니까 놀라지도 않고 놀란 척 연기도 안 되더라.
내 마음이 진심이지 않으니까 리액션도 진심으로 안 나오는 거겠지.
내 인성에 문제가 있는 건가 진지하게 생각도 해봤다.
어떻게 누가 선물을 주는데 안 고맙고 안 기쁘지, 성격이 이상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와서 그냥 연기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선물 받을 때마다 좋아하는 것처럼 연기하면 언젠가 그게 정말 내 진심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