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정씨가 얼만큼 감당할 수 있는 지를 본인이 아는 것도 중요해요.
감당할 수 있는 딱 그만큼만 해. 아니면 은정씨가 너무 지쳐. "
많이 지쳐있었을 때 누군가가 내게 해준 말이다.
덤덤하면서도 따뜻한 그 말은 나 자신을 마주하게 했다.
나는 나를 얼마나 파악했을까 아니, 알려고는 했을까.
남을 위해주는 일은 몸이 부서져라 하면서
정작 내가 얼마나 지쳐가는지는 알지 못했다.
호의로 베풀었던 일들은 그 사람들에게 당연시되었고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는 것이 나에게도 당연시되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목구멍에 차오를 때까지 먹으면
맛을 느끼기는커녕 배가 너무 불러 숨쉬기도 힘들다.
내가 얼만큼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다 떠안으려고 한다면
베푸는 즐거움은커녕 둘리가 된 호의를 보며 지치기만 할 것이다.
버겁다면 그만해도 괜찮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