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응덩 Sep 23. 2022

반오십





내가 21살이었을 무렵, 주위엔 20대 중후반이 많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뚜렷한 목표도 없이 매일 놀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모두 술 값으로 탕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한심해 보였다.

아니, 솔직히 많이.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이제는 자기 앞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나?

언제까지 저러고 놀 생각인 거지?

뭘 배우는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뭘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아니야.

어쩜 저렇게 어린애 같이 굴까.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나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


근데 내가 그 사람의 나이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이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매일을 방황 중이고 노는 게 제일 좋다.

엄청나게 어른스러운 모습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이 같고 앞으로도 아이이고 싶다.


나이 먹는 게 너무 두렵고

해마다 뭔가를 해내야만 할 것 같다.

내 미래도 모른 채 불안에 떨면서

가끔은 오랫동안 멈춰있기도 한다.


앞으로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전 03화 내려왔다면 반드시 올라갈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