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1살이었을 무렵, 주위엔 20대 중후반이 많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뚜렷한 목표도 없이 매일 놀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모두 술 값으로 탕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한심해 보였다.
아니, 솔직히 많이.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이제는 자기 앞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나?
언제까지 저러고 놀 생각인 거지?
뭘 배우는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뭘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아니야.
어쩜 저렇게 어린애 같이 굴까.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나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
근데 내가 그 사람의 나이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이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매일을 방황 중이고 노는 게 제일 좋다.
엄청나게 어른스러운 모습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이 같고 앞으로도 아이이고 싶다.
나이 먹는 게 너무 두렵고
해마다 뭔가를 해내야만 할 것 같다.
내 미래도 모른 채 불안에 떨면서
가끔은 오랫동안 멈춰있기도 한다.
앞으로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