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일하게 된 후 처음으로 회사와 미팅한 날이 있었다.
이전에 온라인으로 업무 연락을 충분히 주고받았기에 미팅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눈 떠보니 고장 난 로보트마냥 뚝딱이고 있더이다.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도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끝이 났다.
문 밖을 나서고 나니 속상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는 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바보 같은 어른으로 컸을까.
똑 부러지게 말 잘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마음이 점점 쪼그라들었다.
퇴근한 친구에게 이 구겨진 마음을 토로했고
친구는 가만히 듣다 입을 열었다.
" 사람이 뭐 처음부터 다 잘하니,
원래 아쉽고 속상한 경험이 있어야 그걸 보완하면서 똑 부러지게 되는 거야. "
" 그리고 우린 아직 아기라서 괜찮아.
근데 진짜 아기임. "
그렇다.
나는 아기였던 것이다.
스물여섯이나 먹은 아기라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ㅋㅋㅋㅋㅋ
좋다.
난 아기니까 아직 괜찮다.
좀 더 배우면서 성장하면 된다.
아자아자응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