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상처를 꿰매지도 못한다
고맙습니다만,
의도가 어찌 되었든
실 없이 바늘로만 꿰매면
찌르는 것 밖에 더 되겠나요
바늘 없이 실로만 묶으면
목을 조르기밖에 더 하겠나요
둘 중 하나만을 가져와
연민을 보이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흉기를 선물로 주는 것이겠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두 가지를 모두 받았다고 해서
제가 봉합을 하진 못할 테니까요
아마 여러 차례 생살을 찔러가며
어영부영 기워놓았을 겁니다
요즘 바느질 제대로 하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상처를 꿰매는 건 더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