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의 마음, 그 너머 흐르는 사랑

by 수아롬
세상에서 가장 오래가는 사랑은 부모의 사랑이다. 조건도 기한도 없다.


당연히 주어진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은,

자신을 기꺼이 지우며 목소리 없는 손길로

자식들의 삶을 조용히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 깊은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고마움을 담아,

오늘, 뒤늦은 한 편의 고백을 올려봅니다.



따꿍 또이~
움메야 오어~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만의 언어를 내뱉는 손주를

작은 자전거에 태우고

오늘도 할아버지는 손잡이를 밀며 힘차게 대문을 나선다.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로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듯한 비장한 각오를 하고,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의 아버지는

세 살 손주와 나들이를 나간다.


그 아이를 잘 먹이겠다고
집에 남은 할머니도 부엌에서 분주하다.

저 사랑스럽지만 입맛이 까탈스러운 손주가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딸인 나까지 챙겨야 하니
머리도, 손도, 마음도 바쁘다.


그때의 나는 마음이 쓰였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세월을 아이가 자라서 기억해 줄까.

그래서 살갑게 표현하는 손자가 되어 줄 수 있을까.

고마움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잔상,

그래서 따뜻했지만 아프게 남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어리석게도 그 시절 나는,

그리고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모르고 있었다.

그토록 온 마음을 다해 부모님이

나를 사랑해 주고 있었다는 걸.


이제 나는 오십이 다 되었고,

어린 손주는 어느덧 이십 대 청년으로 자라났으며,

늘 젊게만 느껴졌던 두 분은 여든의 시간을 살고 계신다.

많이 늦어졌지만 이제야 용기 내어 가슴에 품고 있던 마음을 꺼내 전해본다.


그 무덥던 7월,

더운 여름에 힘겹게 품고 낳아주신 어머니,

넘치는 사랑으로 묵묵히 보살펴 주신 아버지.

두 분 사랑 안에서 바르게 잘 크고

힘든 삶의 순간에도, 마음의 중심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멋지게 자란 그 청년 손주도

평안을 누리는 중년의 딸도 다 두 분의 큰 사랑 덕분이에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부모의 사랑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희생과 인내,

말 없는 헌신 위에 쌓인 그 사랑을
우리는 종종, 태어난 자격처럼 당연히 여겨버리곤 합니다.


자식이었을 때의 나를 그렇게 사랑해 주셨듯,
손주를 품에 안고 다시 한번 사랑을 건넸던 부모님.

그 모든 순간은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작은 생명 안에 따뜻함을 심어주는 부모만의 깊은 사랑의 방식이었습니다.


이제야 마음 깊이 깨닫습니다.
제 아이가 수많은 굴곡을 지나 제 자리를 찾아가고, 단단한 청년으로 자랄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제가 담담한 마음으로 그 곁을 지킬 수 있었던 그 여정의 바탕에는,
자식을 품고 또 한 번 손주를 품어낸 부모님의 깊은 사랑이 있었다는 걸요.


여러분도 너무 늦기 전에,

우리가 잘 살아낸 그 길 위엔 늘 부모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는 진실을
마음 깊이 품은 고마움과 함께 담아
조심스레, 그러나 용기 내어 전해 보면 어떨까요.


자식에게는 끝없는 ‘행복 증폭기’를 달고 사는 부모는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시니까요.


이제는,
우리가 먼저 그 마음을 건넬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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