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줄리아

나의 동료의 경이로운 사내 네트 워킹 이야기

by 프로스트

내가 현제 일하고 있는 회사는 독일에 본사를 둔 테크 회사이다. 내가 독일 본사 동료들과 미팅을 하고 같이 일하면서 한 사람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줄리아. 엄마가 한국 사람이고 아빠가 독일 사람인 줄리아를 꼭 만나 보아야 한다고. 그냥 한국 사람이라고 만나야 하나? 그녀에게 무엇이 있나? 만나 보라고 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어서 독일 출장길에 그녀와 만나기로 결심하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녀는 바로 답장을 보냈고 나에 대해서도 들었다고 하며 바로 약속을 정할 수 있었다. 나의 출장 일주일 출장 기간 중 금요일 오후에 만나 커피를 같이 마시기로 했다.

고개를 떨구고 컴퓨터 스크린에 얼굴을 박고 일하고 있던 그녀를 가까이 두고도 몇 분간 찾지 못했다. 엄마 쪽의 유전자가 강한지 독일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고 그냥 한국 사람처럼 보였다. 그날 만나서는 너무 평범한 대화를 했다. 현제 하고 있는 일들과 회사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느꼈던 점들. 줄리아는 나에게 다음날 토요일에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난 쇼핑을 할까 아니면 투어를 할까 생각 중이었지만 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날 우리는 아름다운 올드타운 커피숍에서 만나서 브런치를 먹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곳이라고 했던 그곳의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전날의 평범한 이야기와는 달리 토요일의 대화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녀는 엄마한테 한국말을 배워서 가끔 한국 단어를 썼고 나한테 “언니”라로 불렀다. 독일어를 못하는 나와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그녀가 할 수 있는 공통 언어는 영어였다. 그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시작된 대화는 4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독일에서 태권도를 배웠다고 했고 아카펠라를 취미로 하여 가끔 모여 노래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제주도에서 2년 동안 살면서 한국어를 배웠고 그때가 참 좋았다고 했다. 그녀의 삶에 대한 열정만큼 일에 대한 열정 또한 역대급이었다.

회사 내에 생긴 Women’s Network Group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던 그녀는 그 그룹을 통해 Munich 본사의 여성 임원진과 알게 될 기회가 생겼다고 한다. Product marketing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그녀에게 여성 임원은 그녀의 잠재를 읽었던가? Investor Relations 부서에서 직원을 뽑는다고 그쪽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제품과 기술 마케팅을 하던 사람이 Investor Relations 일을 한다고? 난 마케팅 부서에 있으면서 IR 부서와 가까이 일한 경험이 많다. 상장 finance 전문가가 맞고 있는 일이다.

“사실 다음 주에 이사를 가요. 이미 지금 보스에게도 말했고 본사 근무를 위해 아파트도 새로 구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기간이 남아서 주인이 싫어해요” 그녀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IR 일을 하려니 떨린다고 했지만 해결되지 않는 주거 문제를 더 걱정하는 듯했다. 그녀의 넘치는 열정은 반짝이는 눈에서 그녀의 힘찬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한국에 살고 있는 싱글인 남동생을 소개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한글로 적힌 여행 에세이 책을 선물 받고 헤어졌고 독일에서 살고 일하는 한국계의 멋진 여인과의 대화는 그 이후에도 가끔 생각이 났다.


그녀의 활략은 회사 전체 이메일이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회사가 다른 유렵 게 회사에 합병이 되는 과정에서 줄리아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그녀의 보스가 퇴직을 하면서 처음 해보는 IR 일을 2년 만에 부서에 리더로 승진을 했다. 그녀의 활략은 전 직원 이메일에서 가끔 보이곤 했다. 그런데 두 회사가 합병이 되면 조직 개편은 당연히 일어난다. 두 회사에서 공존하는 역할 중 한 사람은 떠나거가 다른 부서로 옮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합병을 하는 회사에서 이미 Investor Relations 책임자가 있기 때문에 줄리아의 자리는 안전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그녀는 또 한 번 놀라운 사내 이동을 보여준다. 인사과 부사장으로 승진을 하여 부서가 옮겨진 것이다. 그녀는 처음 해보는 일에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의 열정은 정말 경이롭다.

줄리아는 지금도 회사 안 밖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연대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연결 고리 역할도 잘하고 있다. 한국인 여성으로서 난 그녀가 너무 자랑스럽고 그녀의 현재 진행형 네트 워킹 스토리가 기대된다.


코로나도 그녀의 네트워킹 열정을 멈추게 하지는 못하는 듯한다. 오늘도 그녀의 미소는 온라인 세미나 여기저기서 출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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