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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go Aug 02. 2024

정신과에 대한 오해

정신과는 처음인데요;; #5



정신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오해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먼저 입원했을 때 걱정거리를 살펴봅시다.     


아마 이게 가장 먼저 떠오를 거 같습니다. ‘이상한 사람들만 있는 거 아니야?’ 이것에 대한 답은 간단히 내릴 수 없는데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답하는 게 그나마 정확한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병원 보호병동, 개방병동, 그리고 개인병원 보호병동에 있었는데 어떨 때는 제가 가장 유난스럽고 온갖 망상 속에 있던 환자였을 때도 있었거든요. 즉 제가 ‘이상한 사람’ 일 때가 있었어요. 가끔 혼잣말을 중얼중얼하는 분들도 있고, 통통 튀는 분들도 있는데 위협적이진 않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셔요. 일상에 지쳐 좀 쉬길 원하는 분들도 입원 많이 하시고, 사건사고가 많았어도 마음이 착하고 친절하신 분들도 있어요. 가끔 정말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한 분도 있지만 잘 치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 응원하면 좋겠어요.      


그 다음은 ‘인권이 유린될 정도로 강압적으로 대하는 게 아닐까’란 걱정거리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신장애인, 다른 말로 ‘당사자’라고 불리는 분들 중 몸을 제압당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급성기 때는 평소 온화한 분이더라도 자타해의 위협이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때, 의료진이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잠시 몸을 묶거나 안정실에 데려가거나, 분리하는 곳에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즈음은 당사자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사자 운동을 한다는 데 이런 운동이 더 활발히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정신과 기록이 걱정되는 분도 계시겠지요. 다행스럽게 정신과 기록은 누구도 볼 수 없습니다. 맘 편히 지내세요. 내가 말하지 않는 이상 회사에서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한 예로 사생활 보호를 원하면 면회객이 환자 이름을 검색해도 내 이름이 뜨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신과 병명 코드, F코드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도 꽤 많을 거예요. F코드는 정신과 질환의 질병분류기호가대부분 F로 시작하기에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게 F 코드가 붙는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이 F코드 기록이 있으면 취업할 때나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얘기 때문에 정신과에 선뜻 발을 들이기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의료기관 및 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하는 진료 기록은 자신과 자신이 동의한 대리인 외에는 아무도 열람할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진료 기록을 회사에서 조회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편 보험은 아직 문제가 있어요. 보험 가입 시에 보험 가입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어 가입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조만간 관련 법이 바뀔 거라고 하는데 희망을 걸어봅니다. 


약을 처방받지 않고 상담치료만 받을 때는 F코드가 아닌 보건상담 진료 코드인 Z코드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약 처방이 필요하다면 비보험 진료도 가능합니다. 물론 돈은 좀 나가겠죠.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에 진료 사실이 기록되지 않습니다. 하루 빨리 제도적으로 변화가 생겨 개인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상황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찾아오는 그런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가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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