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며
스무살, 대학 입시를 망친 후 재수를 준비하다가 조울증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10년 이상 정신과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죠.
아무 증상 없이 평범하게 보냈던 나날도 있었고, 갑자기 재발해 보호 병동에 갇혔었던 시기도 있었고, 지금은 병실 안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이 책의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고 있네요.
네, 저 또 병원에 왔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힘든 시기는 지나갔으니까요. 파란만장한 정신과 생활을 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든 생각은, 제 경험을 슬기롭게 공유하면 정신과에 처음 발을 딛는 분께 도움이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신과 의사도, 간호사도, 사회복지사도 심리학자도 아닌 출판편집자입니다. 그리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지식을 제 경험과 조합해 편집하는 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을 믿고, 제 모든 경험을 선하게 쓰실 분을 믿고 이 책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부디 이 책이 막막한 정신과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bego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