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걷게 될거야.
기억할까요? 우리가 같이 걸었던 곳에서 찍은 사진.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어요. 뜬금없이 떠난 여행이었고 뜬금없이 올라간 태백산이었죠. 그 사진을 당신도 아직 기억할까요?
우리는 2011년도에 만났죠. 그때는 별로 안 친했었지만 나중이 돼서야 친해졌잖아요. 당신이 일하는 곳에 가서 인사를 했죠. 나도 내가 그곳에 갈 줄 몰랐고 당신도 내가 진짜로 올 줄 몰랐다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그때부터 종로에서 자주 봤었죠. 우리는 활동하는 게 비슷했어요.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뭔가 도전하는 것을 즐겼죠. 당신을 따라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봤어요. 러닝도 하고 등산도 다녔고, 시간이 흐르면서 겹겹이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나갔죠. 그렇게 우리가 알게 된 게 2년 가까이 되었을까요? 어느 순간 멀어졌죠. 제가 멀어졌어요. 왜 그랬을까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참 간사한 게요. 옛날에는 당신이 너무나 고마웠고 당신의 마음씨도 당신의 글도 당신의 사진도 다 좋았죠. 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장 힘들어하던 20살. 그때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사랑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당신의 댓글들과 통화들과 카톡들이 더 도움이 되었던 적도 있어요. 그렇게 나는 당신을 고마워했고 당신을 따랐어요. 하지만 몇 달 전에는요, 당신과의 시간들을 원망했어요. 어쩌면 지금 나의 언행과 태도들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 묶어서 원망했어요. 맞아요. 그 사람들 중에 당신도 속해 있었어요. 왜 원망했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핑계를 대야할 대상이 필요했고 책임을 회피해야 할 무언가가 필요했나 봐요. 참 비겁하죠?
그리고 얼마 전에 당신이 나에게 소식을 보내왔죠. 2018년에 한 번 보자는 댓글. 아침에 늦게 일어나 잠결에 확인했어요. 꿈인가 했지만 다시 일어나서 보니 당신이네요. 미안해요. 당신과의 시간을 원망해서. 내가 문제인데 당신을 문제 삼았네요. 1월은 바쁠 것 같아요. 2월에 봐요 우리. 얼굴을 붉힐 것 같지만 그래도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좋은 소식이 있거든요. 당신도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추픽추에 올라가면서 산을 바라보는데 그 사진이 생각났고 당신이 떠올랐어요. 당신과 이곳에 올라왔다면 어땠을까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어디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