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아이같은 널 꼭 껴안고

by JONGREE

우유니에서 아타카마로 넘어가는 버스. 여행객인 나는 전날에 미리 티켓팅을 했기에 앉아서 갔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중간 통로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서있었으며, 몇몇은 많은 짐을 가지고 함께 탑승하였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들 가운데 눈에 계속 밟히는 한 꼬마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가 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짐이 많았고 아이는 잠이 많았다. 새벽부터 출발하는 버스였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아이는 무척 졸려했지만, 버스가 심하게 흔들려서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했다. 바닥에 앉을 수도 없었고 짐 위에 앉아서 엄마에게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짐 위에 올라갈 정도이니 3-4살 정도 되어 보였다. 엄마에게 기대다가 가끔씩은 반대편에 있는 내 무릎 쪽으로 기대어 잠들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웠다. 뽀얀 피부를 내 무릎에 기대어 잠들고 있으니 왠지 잠에서 깨지 않게 조심해야 했고, 그렇게 집중하다 보니 내 온기와 그 아이의 온기가 서로의 접촉한 면을 통해서 오고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흔들리는 버스는 나와 꼬마 아이와 아이의 엄마까지 괴롭혔다. 아이의 엄마는 멀미 증상이 오는 듯 얼굴은 힘들어 보였고, 중간중간 욱욱하는 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비닐을 찾았고 급하게 처리한다고 정신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아이를 챙기는 엄마의 모습에 뭉클했다. 아기가 졸린다고 찡찡거려도 엄마는 웃으며 받아주었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라. 그 장면에서 나는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강하게 '모성애'를 느꼈다. 아 이것이 사랑일까.

그 모습을 보고 도움이 되어주고 싶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아이를 재우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의 엄마에게 아이를 내가 안고 재워도 되냐고 몸짓으로 말하자, 알겠다고 했고 아이를 들어서 내 품으로 끌어안았다. 나의 왼쪽 어깨에 자신의 볼을 붙이고 한 팔은 내 왼쪽 겨드랑이 사이로 한 팔은 힘을 축 빼고 나에게 매달린 것도 붙잡은 것도 아닌 나에게 걸치듯 안겼다. 아이가 조금 더 편하게 잠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장 편한 부분을 마주하려고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해주면서 서로를 맞추고 나서 아이의 호흡소리에 집중을 했다.

아이와 나는 들이쉬고 마시는 호흡을 맞췄다. 그러자 그 아이의 심장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 아이의 온기가 나와 맞닿은 모든 곳으로 전해졌다. 아직도 그 감촉과 온기를 잊지 못한다. 얼마나 따스하고 사랑스럽고 푸근하던지. 정말 남미 여행을 하면서 가장 따뜻했던 순간이었다.

따스하고 보드라운 너가 참 좋았어. 나의 온기와 너의 온기가 뒤섞이는 것도 좋았고, 너와 내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도 참 좋았어. 버스가 종착지에 도착했고, 너를 깨워서 너의 엄마에게 보냈지만, 너가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내 몸에 남아 있는 온기를, 그 온기가 사라지기 전 잠시 어루어만지고 보냈어. 참 사랑스러운 시간이었고 너 덕분에 참 아름다운 기억이 됐어. 아직도 나는 너의 촉감 너의 호흡 너의 심장소리를 기억하고 잠자는 모습을 찍어 간직하고 싶었지만, 움직이면 너가 깰까봐 찍지 못했네. 건강하게 자란 모습을 상상하며 기대할게.

아기가 너무 좋다. 아빠가 되고 싶고 가정을 꾸리고 싶고 결혼을 하고 싶다. 정말 조그마한 생명에 내 전부를 내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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