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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REE Mar 04. 2017

파도타기

REVOLUTIONARY ROAD

                                                            " REVOLUTIONARY ROAD "

그런 길ㅡ이 있더라. 별거 아닌 길ㅡ인데 그 길ㅡ을 지나고 나면 완전히 바뀐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길ㅡ.

그런 순간이 있더라. 별거 아닌 순간인데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완전히 바뀐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당신이 지나온 그 길은 이러한 순간이 아녔을까. 생각이 든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머나먼 여정을 다녀온 형이 있다. 여행대학을 통해 알게 되어 가끔 얼굴을 보며 안부를 물어보곤 했었다. 

여행대학에서 만난 사람이다 보니, 그 형도 역시 떠난다고 했다. 

" PCT "

말은 건네지 못했지만, 마음은 전달하였다. 

그 형도 역시 돌아왔다. 

사진전을 자그마하게 열었다. 무엇인가 뜬금없었지만, 연락도 하지 않고 그저 찾아갔다. 그리고 만났다.

' 왜 그냥 갔을까? ' - 아마 보고 싶었나 보다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모습이. 그들의 프라이드를 그들의 마음을.

아마 보고 싶었나 보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습을. 나의 프라이드가 나의 마음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서로의 소식을 묻고 답했다. 나는 이런 길에 놓여있고 형은 이런 길에 놓여있다 했다. 나는 솔직히 말했다.


" 나는 여행 다녀온 사람들을 보면서 솔직히 괴로워요. 저도 충분히 떠날 수 있었고, 떠날 수 있는데 안 떠나는 제 자신이 너무 비겁하고 현실에 안주한 제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요. "


형이 말하길,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서로의 소중한 길에 있는 거라고 그렇게 자극을 주는 여행자보다 좋은 자극을 주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 말에 정신이 확 깨더라.

 

DEEP INSIDE 

한번 더 깨달았다. 충분히 나도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남들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내가 가지고 있던 소망과 같은 희망을. 


큰 갈림길의 사이에 놓인 나에게 갈림길과는 상관없는 버킷리스트가 작성되었다.



올해의 목표를 확실하게 세웠다.


" 독립 출판해서 독립 출판 서점에 내 책을 꽂아두기 "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생한 자극의 여행이 필요하다. 

이렇게 나는

떠나야만 한다. 

여행을 떠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어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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