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토요일의 시작이었다. 주말엔 웬만하면 업무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업무 협의를 하는 단체 카톡방에 메시지 알림이 울린다. 같은 학년 선생님의 남편 분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우와! 코로나가 이렇게 가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당황스러웠다. 그 선생님도 검사를 막 받았다고 하셨고 그 결과는 내일 나올 거라고 하신다. 가슴이 뛰었다. 내일 같은 학년 선생님의 결과가 양성이라면 보건소에서 연락이 올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까지 기다리긴 너무 걱정이 되어 온 가족이 선제 검사를 받았다. 우리 가족과 그 선생님 가족이 모두 음성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불길한 예감은 대부분이 불길한 결과를 낳는다. 아니기를 바랐지만 걱정했던 대로 동학년 선생님도 양성이었다. 금요일 오후 동학년 선생님들과 연구실에서 20분 정도 마스크를 쓰고 회의를 했는데 비교적 좁은 공간이었던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같은 학년 선생님 모두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 건지 나를 포함한 다른 동학년 선생님들은 다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한두 명의 교사라면 기간제 교사가 맡겠지만 한 학년 담임교사 전체 10명이 열흘간 자가격리가 되는 바람에 아이들의 수업이 문제였다.
학교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협의 끝에 어쩔 수 없이 학년 전체가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이제 입학한 지 한 달도 안 된 1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원격수업을 어떻게 안내하고 해야 할지 막막했다. 안내가 나가고 학부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러던 중 어머니 한 분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선생님은 좀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무슨 감정으로 흘렀는지 알 수 없는 눈물이었다.
나의 안위가 우리 반 아이들, 학부모님들의 직장,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그 친지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들이 느낄 걱정과 곤란함이 누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전해지는 듯했다. 나도 자녀가 학교를 안 가면 퍽 난감해지는 맞벌이기에 더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내 존재가 너무나 무거워서 교사로서의 옷을 벗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무거움을 안은 채로 원격수업과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을 때 누구보다 일찍 신청했다. 부작용이 아무리 심하다고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코로나 확진으로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