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처음 태어나서 몰랐다고 말을 할게
'영원' 1999 年.
가수 故최진영님이 부른 노래이자 시대를 풍미하는 명곡이다. 비오는 날 적적한 밤에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 감성에 젖어든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 가수의 노래를 듣자니 그의 최후를 더욱더 안타깝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자신의 누나를 따라가버린 그의 씁쓸한 발걸음. 영원을 노래했던 가수는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새벽녁 이슬처럼 저버렸다.
영원을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는 불행이 찾아오지 않을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인건가. 영원을 노래하던 SKY님도 자신에게 이런 불행이 찾아올거라고 생각했을까. 그건 지금의 우리로써는 알 수 없겠지. 나는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며 들었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제껏 나 숨 쉬고 있는 이유는 하나
걸어온 길이 너무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내 사랑은 늘 그래 왔듯이 눈물만 남겨져
나 가진 것이 많아야 이룰 수 있는 건가 봐
인생은 단맛보다 쓴맛이 더 많다. 이런 쓴맛을 다 보면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단지 자신은 영원할거라고 믿기때문이다. 언제 불행이 찾아올지 모르는, 허상뿐인 영원에 대한 믿음 때문에. 하지만 영원을 포기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걸어온 길이 너무도 쉽지 않기 때문에, 눈물만 남기고 스러져 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가진 것이 많아야 이룰 수 있는게 많다. 돈, 욕망, 물질, 권력, 행복, 정의, 희망, 꿈, 미래, 현재, 사랑 등등... 모두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이루기 유리한 것들이다. 돈이 있어야, 욕망이 있어야 이 많은 것들을 가질 수 있다... 영원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이제 사는 법을 알겠어
세상이 원하는 걸 다시 내 삶을 돌려
널 만난다면 널 잃지 않을 거야
답은 '없다'이다. 영원은 영생을 원했던 진시황도, 수 많은 독재자들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을 원했던 수 많은 사람들도 사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삶을 잘 살아보기 위해 사는 법을 배우는 거다. 사후세계 같은 걸 믿는 거다. 영원을 바라는 것이다.
얻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영원을 바란다.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 거라 믿고, 권력이 영원할거라 믿고, 영원히 살 수 있을거라 믿고, 영원히 행복할거라 믿는다. SKY님도 자신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믿고, 다가올 불행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
그렇기에 사람은 영원을 바란다.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기 때문에 영원을 바란다.
기다릴게 나 언제라도
저 하늘이 날 부를 때
한없이 사랑했던 추억만은 가져갈게
하지만 영원이 단순히 허구인 것만은 아니다. 영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람이 바랄 수 있는거다. 영원은 과거와 같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고 그대로 계승되어 이어져오는 것이다. 기억은 계속 존재하고 사라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지속되어 존재한다.
인간의 삶에 끝은 죽음이다. 저 하늘이 우리를 부르는 순간. 육신의 것은 모두 지상에 남겨놓고 우리는 하늘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기억은 영원하다. 기억, 추억만큼은 지상에도 계속 남아있고 하늘로 올라갈 때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SKY님도 그 추억을 져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영원'을 남겨두고 하늘로 떠난거겠지.
우리 다시 널 만난다면
유혹뿐인 이 세상에
나 처음 태어나서 몰랐다고 말을 할게
나 약속해
영원을 말하는 사람들은 바란다. 물질적인 것들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도 다시 만날 인연을 꿈꾼다. 환생을 바란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 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지...'라고. 영혼만큼은 영원하기를 빈다. 다시 태어나서 '안녕!'이라고, '몰랐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전생에 남겨온 영원을 처음 태어나서 만날 수 있다면, 약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故최진영님은 영원을 말하고, 영원으로 되돌아가셨다. 그의 가족과 함께 유혹 뿐인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서 몰랐다고 말을 할 수 있다면, 약속할 수 있다면, 기다릴 수 있다면, 아니면 한없이 사랑했던 그 추억만큼은 안고 사후세계를 살아가기를 바란다. 나는 그래서 죽음 뒤의 세계를 믿어보고 싶다.
나도 영원 할 수는 없다. 영원할 수 없기에 사는 법을 배우고, 살아간다. 내일은 알바가는 날이다. 오늘을 충실히 살고 나 또한 영원이라는 이름의 발자취를 남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