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연속도 의미가 있다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달맞이꽃이 달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밤. 저는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꽃봉오리 안에서 달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화장을 하고 있을 달맞이꽃은 지금쯤이면 달이 떠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겠지요.
달맞이꽃의 사랑은 정말로 덧없다고 생각합니다. 달을 기다리기만 하는 사랑이니까요. 흔히들 짝사랑이라고 들 말하는 기다림의 사랑은 사랑을 마주하는 사람도, 주변 사람도 아프게 만드는 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자에 가려져 달빛을 받지 못하는 화생일지라도 그 꽃은 행복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기다림의 연속일 뿐인 사랑도 의미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당신을 계속 기다리는 것처럼, 달맞이꽃이 계속 달을 기다리며 어스름한 밤 가장 처음 내리쬐는 달빛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사랑에 의미 없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의미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간이 사랑을 함으로써 원초적으로 부여된 의미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사람을 좌지우지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답할 수 없다'입니다. 어이 없죠? 그렇게 생각하고 장황하게 설명해서 내놓은 답이 답할 수 없다라니.
하지만 사랑이 가진 모양이 다양하듯, 사랑이 가진 의미도 다양하기 때문에 감히 제가 판가름하고 가지고 놀 수 없습니다. 당장 달맞이꽃의 기다림의 사랑, 해바라기의 욕심의 사랑, 집오리의 정열에 대한 사랑, 여행자들의 북두칠성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들이 즐비하니까요. 이 모든 사랑들이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다시 달맞이꽃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면, 제가 봐온 달맞이꽃의 기다림의 연속들도 결코 의미가 없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달맞이꽃의 달을 향한 사랑은, 조용한 기다림은 숲 속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졌고, 그 꽃이 피어나는 순간이 숨 막힐 듯이 아름다웠다는 것입니다. 이 단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달맞이꽃의 사랑은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속 당신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기다림의 연속도 결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기다림이 우리 곁을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사랑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래서 달맞이꽃은 기다립니다. 달빛이 주는 사랑을 받을 것을 알기에 기다립니다. 저도 당신이 저에게 주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에 계속 기다립니다. 이 기다림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달빛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기다림 속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
오늘도 당신에게 편지를 전하고 싶어 계속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 글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좋아해주시는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저절로 글이 써지더군요. 당신이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구름파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