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끝날 것입니다.
제가 군사전문가도, 국제관계 전문가도 아님에도 이렇게 단언하는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는 상대방 국토를 완전히 정복한 후 형식적인 항복조약을 맺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큰 전투에서 승리한 후 유리한 조건에서 상대방 정부와 강화협정을 맺는 것입니다.
전자의 예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이고 후자의 예가 보불전쟁(프러시아-프랑스전쟁)에서 스당전투에서 승리한 후 프러시아와 프랑스가 맺은 프랑크푸르트 조약입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키이우 전격전에서 보듯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병합, 즉 첫번째 방법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했음은 다들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두 번째 방법입니다.
첫번째 플랜A가 좌절된 후 러시아의 계획은 누가 보더라도 동부의 점령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유리한 상황에서 강화를 맺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오히려 점령한 영토를 내어주고 남은 점령지와 크림반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 상황을 돌파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선 군사적 측면에서 보자면 러시아의 군수물자 생산능력과 보급능력이 열악하고 문제가 있음은 전쟁을 치를수록 명확해지고 있고,
제2차 세계대전 때처럼 시베리아에서 일본 관동군을 상대하기 위해 온존하고 있던 정예사단을 차출해올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그런 환상의 정예병력이 있었다면 지금 같이 30만명의 동원령을 내리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현재의 전선과 전황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포위, 섬멸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을 갖춘 기갑군단과 제공권 장악이 필수적인데 이를 수행할 장비와 인력이 모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새롭게 충원한 30만명을 갈아넣어 전선을 어떻게든 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우크라이나군에 역격을 가할 능력은 이미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러시아에 마지막 남은 길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여기서 ‘핵 아니야?’라고 떠올리시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핵은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러시아가 전략핵이 아닌 전술핵을 쏜다고 할지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미국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냉전시기 이후 핵무기 교리는 “상호확증파괴 전략”에 기인합니다.
“네가 핵을 쏘면 나도 핵을 쏘아 서로 확실히 공멸할거다. 그러니까 핵을 쓰지 말라”란 말이죠.
여기서 핵심은 상대방의 선제공격에 대한 나의 “반격”입니다.
만약 러시아가 정말로 핵을 쏜다면, 미국입장에서는 자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한국, 일본, EU와 중국 침공위협을 겪고 있는 대만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보복핵을 발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만, 제가 웨스트윙에 근무하고 있다면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대결로 비화되어 세계종말이 오는 것을 방지하고자, 미국의 전술핵을 우크라이나에 양도하거나 우연히 분실한 전술핵을 우크라이나군이 습득해서 사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을 권고할 것 같기는 합니다.
어쨌건 핵심은 어떤 형태로든 미국 또한 핵을 쏠 것이고 이 사실을 크레믈린에서도 모르지는 않을것이기에 러시아가 핵을 쓸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러시아에게 마지막 남은 카드는 ‘동맹국’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정확히는 푸틴의 굴욕에 관한 기사나 커뮤니티 짤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내용은 예전에 국제사회에 매우 유명했던 지각대장 푸틴이 이제는 우호국 정상을 만나는 자리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는 내용입니다.
https://m.kmib.co.kr/view_amp.asp?arcid=0017295316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8695031?view_best=1&page=10
저는 특히 마지막 사진에서 ‘아,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졌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 이전이라면 있을 수 없었던 푸틴이 다른 정상들 사이에 앉아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앉아있다니…
이것은 겉으로 하는 허장성세와 달리 이제 진짜로 푸틴에게 여유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극명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푸틴이 이번 전쟁을 이기기 위한 마지막 카드는 ‘동맹국 확보’인데, 저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동맹확보는 물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국제사회가 현실주의가 지배한다지만 인간사회가 문명사회인만큼 최소한의 명분과 가치공유는 필요한데, 푸틴은 그것을 힘으로 해온만큼 힘이 떨어졌음이 확인된 지금 동맹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푸틴 입장에서는 동맹군을 끌어오거나 우크라이나 내에 제2전선을 형성해야 이번 전쟁의 활로가 열릴 것인데…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러시아가 자칫하면 제2전선이 열릴 판입니다.
http://unnews.net/ViewM.aspx?No=2535601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9141620001/amp
징집센터에서는 징집병이 징병관을 총으로 쏘기까지 했습니다.
국내통제력 약화와 권력붕괴의 서막일 수 있습니다.
https://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6411403_35681.html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이제 이 전쟁을 이길 수 없습니다.
또한 전쟁의 종식을 결정할 권한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쟁은 미국이 언제까지 전쟁을 계속하기를 원하는지, 우크라이나가 어느 정도의 영토를 수복하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종료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상은 제 생각이었고 여러분의 생각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