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May 23. 2018

내가 없으면 안 돼야만 내가 중요한 사람인가?

조직에 소중한 인재가 되고 싶은 바램이 만들어낸 착각

톱니바퀴가 아니라 톱니바퀴 사이의 윤활유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하나가 중요한 톱니바퀴.jpg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소중한 존재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소중한 존재라는 것과 그 조직이 굴러가는데 내가 물리적으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은 완전 다른 이야기이다. 잘 짜인 톱니바퀴들 사이에서 바퀴 하나가 빠지면 기계가 망가져버린다. 그 바퀴는 중요한 톱니바퀴일 뿐이다.


지금의 조직에서 소중한 사람은 탁월한 통찰력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결정된 사항을 실행하는데 영향을 주거나 그 결과물의 완성도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톱니바퀴가 마찰이 안 생기도록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윤활유 같은, 혹은 이 바퀴를 다른 데로 옮겨서 장비가 더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갈아낄 수 있는 부품은 많으니까.


내가 그 자리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사람이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선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김과장 어디갔어?’, ‘김과장 이리 와봐’. 

자고로 윤활제는 WD!!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 중요한 사람이 된 것만 같다. Refresh를 할 새도 없다. 사람은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 휴식은 퇴근 후나 휴일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주중, 업무 시간 중에라도 잠깐씩 숨을 돌릴 시간은 필요하다. 아이디어와 영감은 머리의 비워진 곳에 자리 잡는다. 꽉 차있는 머리에는 insight가 비집고 들어갈 수 없다.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없으면 안 돼. 당신이 내게 없으면 나는 정상이 아니게 되는데, 나 없는 당신이 아무렇지 않은 것은 인정할 수 없어. 당신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내가 하찮은 존재라는 의미야……. 이런 관계는 건강한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건강한 관계는 서로가 자신의 생활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생활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삶의 윤활유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없으면 나도 작동하지 않는 톱니바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조직에서 내가 하는 일에 영감과 insight를 계속 계발하되 내가 없어도 일이 되도록 만들자. 

한 걸음 떨어져서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면 몸은 편해지면서 보다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동물원의 직장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