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일상
Day 55
날이 따스해지니 식물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길을 걸으면 온통 초록빛이다. 그 초록빛 사이에 피어난 하얀색, 핑크색, 노란색 등의 이쁜 꽃들을 보면 괜스레 미소가 난다.
식물을 키우는 것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본가에서도, 처음 독립을 했을 때도 나름 식물에 대한 도전을 꽤 했다. 중학생 때는 여름방학 과제로 양파를 키워가서 2등을 수상했던 기억이 있다. (무슨 대회였는지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방학 동안 당근, 감자, 양파 등을 키워서 제출하는 대회였다.)
회사를 다니면서 화분 관리도 꽤 해보았다. 정확히 화분에 물 주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없기에 회사의 화분들은 늘 마르기 일 수였다. 그래서 모니터에 물 주는 주기를 적어두고 챙겼던 적도 있고, 그저 흙이 마르면 물을 준 적도 있다. 물러가는 스투키를 잘라서 수경배재로 뿌리를 다시 살려낸 적도 있다.
하지만 내 집에서는 잘 키워본 적이 없다.
독립하고 아주 가끔 식물을 선물 받았는데, 지금 그 식물은 남아있지 않고 빈 화분만 몇 개 남아있다. 분명 정해진 대로 물을 주고 나름 챙긴 것 같은데도 늘 오래가지 못하고 죽어났다. 그 이후로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을 한동안 외면했었다. ‘나는 식물을 키울 수 없는 손이다.‘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베란다가 있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그 세뇌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 텃밭도 신청해 봤지만 떨어졌고, 떨어지고 나니 더욱 베란다에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욕망이 커졌다. 얼마 전 또 다른 가족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오렌지 하나가 달려있는 오렌지 나무를 마주했다. 처음엔 모형인 줄 알았는데, 진짜 오렌지였다! 집에서 오렌지를 키울 수 있다니 놀라면서도 나도 집에서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얼마 전 본가에 갔을 때는 방울토마토 나무를 마주했다. 빨간색 방울이도 있고, 초록이 방울이도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다들 이렇게 식물을 잘 키워내는데, 나도 다시 한번 해볼까?‘
여러 식물들을 마주하면서 나도 다시 한번 식물 키우기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의지가 타오른다. 이왕 하는 거 이쁘게 잘하고 싶다.
베란다를 이쁘게 잘 꾸며놓은 후에 식물들을 키워보려 한다. 각종 허브, 레몬트리, 쌈채소 등 하고 싶은 것들은 참 많다.
부디 얼마 뒤에는 식물을 잘 키우고 있는 하루에 대한 글을 쓸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