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일상
Day 58
달달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초콜릿은 정말 어지러울 때 말고는 먹지 않고, 애초에 맛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초콜릿을 싫어하는 나를 친구들은 희한하게 생각했지만, 엄마 이야기로는 내가 기억 못 하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초콜릿을 싫어했다고 하니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나 보다.
단 걸 싫어하기 때문에 카페에서 음료를 선택할 때도 많은 선택지가 있지 않다. 아메리카노, 민트티, 플레인 요거트 정도를 좋아한다.
그중에 최애는 단연 아메리카노!
일을 하면서 특히나 아메리카노를 마실 일이 잦았다.
사무실에서는 당연하고 현장에 나가면 사람들이 늘 아메리카노를 사다 줬다. 스탭끼리도 그렇고, 가끔 마주하는 손님들이나 다른 거래처 분들도 아메리카노는 늘 주변에 있었다. 아메리카노를 안 드시는 분들을 간혹 만날 수 있는데 그분들의 아메리카노까지 넘겨받으면 커피가 끊길 일이 없었다.
덕분에 아침,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셨는데 딱히 카페인의 영향을 받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자기 전에 커피를 마셔도 금방 잠에 잘 들었고, 일하면서 먹는 커피는 그저 생명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디카페인을 찾게 된 건 몸이 아프면서부터다. 하루에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게 되면 디카페인을 마셔야겠다고 마음먹고 커피를 최대한 피했다. 다시 건강을 되찾은 요즘도 가능하면 디카페인 커피를 이용하려고 하는 중이다.
오늘도 카페에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게 나의 실수였다.
카페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게 아니라 그저 잠이 많은 나였고, 잠에 잘 지는 나였다. 카페인은 그런 내가 평상시에 잠들 수 있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디카페인 커피를 받아 들고 자리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졸지 않으려고 고개를 흔들고 스트레칭을 하고 나름 그래도 커피니까 어느정도의 플라시보 효과를 바라며 디카페인 커피를 들이켜도 잠이 도무지 달아날 생각을 안 했다.
그렇게 고개를 떨구고 흔들고 눈을 감고,, 그러다 뺨을 때려보고 눈을 크게 부릅 떠보기도 하고 목을 좌우로 꺾으며 잠을 버텨내려 노력했다.
‘글에 집중해, 지금 졸 시간이 어디 있다고.‘
결국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뒤 몇 분 간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그렇다. 점심을 먹고난 뒤에는 카페인을 시켜야 한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얼른 쓰다 멈춘 글을 이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