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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Jun 19. 2020

마음의 열패감



있잖아, 가끔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보고서나 할 일들에 쌓여 있다가 말이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게 다 뭐하는 거람, 하고서 말야.

그래 요즘의 나는 지난한 나와는 다르지.
원하던 회사를 만들었지. 박사 공부를 하고 있지. 나름대로 글을 써서 돈도 벌고 있지.
그런데 왜 가끔 또 기분이 무참해 지는 걸까? 원하던 길을 걷는데 행복하지 않은걸까?

너는 알지. 내가 마음이 힘들 때마다 이젤 앞에 가서 앉는다는 걸 말야.
그래. 요즘의 나는 자주 또 그림을 그려.

세상엔 참 빛나는 사람이 많아.
너는 그랬지. '너는 질투조차 뛰어넘은 빛나는 사람이야
' 라고. 아마도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내가 받은 그 어느 찬사보다도 벅찬 말이었어.

질투. 사람이 연민을 가지긴 쉽지만 질투는 버리긴 어렵다고 그래. 어쩌면 내가 이런 마음에 휩싸이는건. 언제나 내가 위 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관록 넘치는 사람들을 요즘엔 너무 많이 만나는데, 그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난 모종의 열패감을 느껴.
물론, 그들과 나 사이에는 많은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나는 어서 빨리 저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마음이 스스로에게서 느껴져.
그래서 사실은 잠을 잘 못 자.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되고 싶은 것이 많은 나를 격려해주는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어.
나조차 이해 되지 않은 나를, 너는 이해한다고 해주니까 말이야.

내가 만나는 수많을 인연들 속에서 나는 시시때때로 부러워하고, 속으로 질투를 하겠지. 그들의 관록이 탐이 난다는 이유로 말이야. 사실은 그게 날 살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해서, 그것이 얼마나 달콤하여 얼마나 애틋하고 사무침을 주는 일인지 몰라.
어느 훗 날에는 그랬지, 그랬던 적도 있지. 그런 적도 있었지, 하고 웃어 볼 날이 있다는 것도 나는, 잘 알지만.


언제나 마주치는 고민과 상황과 일감들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나를 바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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