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사를 보았다. 93년생 무연고자에 대한 글이었다. 가족도 이름도 모르는 생으로 태어나 28년을 보낸 이. 존재하지만 존재 하지 않은 듯 살았던 그의 생은 어땠을까. 그래도 감히 짐작해 보자면, 한 평생의 병원 생활 속에서도 친구나 지인으로 지칭할 타인은 존재하지 않았을까. 단 한 사람이라도.
J와 이야기를 나눴다.
-참 슬픈 일이야. 사실 무연고자 일이나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무언가 우리와는 다른 아주 먼 어른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나이 체계 속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파란 세월 속에서 그가 그렇게 져 버렸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거지? 누구의 잘 못이야 이건.
-나도 온종일 마음이 좋지 않았어. 그 혹은 그녀는 태어나고 싶어서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닌데 왜 내쳐지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까. 솔직히 돈 없으면 교육도, 대학도 다 그냥 남의 일이 되어버리는 건 사실이잖아. 왜 그 책임을 그가 전부 져야 하는 건데.
각자 이야기를 이리저리 흘려 놓다가 J는 다시 연수원 수업으로, 그리고 나는 문서 작업을 이루었다. 모니터 창으로 쏟아지는 명랑한 햇살은 현실과는 도무지 동 떨어져 보였다. 무감히 바라 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