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삶의 균형을 찾아서

by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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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명절에 집에 내려가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떤 길을 걷고 있을까? 나는 목표를 향해 빨리 달려가는 삶을 원하는 걸까, 아니면 천천히 걸어가며 아름다움을 즐기는 삶을 원할까?

평상시에 집에 내려가는 길에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막히면 버스는 국도로 돌아간다. 분명히 고속도로가 빠르고 바른 길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국도가 돌아가지만 빠른 길이 된다.

이제까지 나는 천천히 아름다움을 즐기는 삶을 살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다. 무작정 달려가다 보면 나에게 주어진 것을 누리는 기쁨을 잃어버릴 것 같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기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나를 앞서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 두려웠다.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 있었지만 확신 없는 마음은 나를 가만히 두지 못했다.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느린 나를 쉽게 자책했다.

느리게 살아가는 것은 나의 삶의 방식이었지만,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내 모습은 이상하게 여겨진다. 지금 잘못 살고 있다고 조금만 더 열심히 살라고 스스로를 다그치게 된다. 하지만 빠르게 살고 싶어도 경쟁이 심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순간이 많다면 느리게 사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에 더 빨리 도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고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어버린다. 각자의 속도는 존중받지 못하고 여유는 가진 자들이 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커진다. 하지만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살아갈 수는 없다. 삶의 다양함 속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나의 속도를 알아가고 각자에게 맞는 삶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이 세련된 사람으로 여겨지는 세상 속에서 나는 아직 뒤처져있다. 발전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안정감을 누리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자연 속에 머물러있고 싶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내 마음을 움직인다.

노트북 사양을 줄줄 꿰뚫고 있는 것도 멋있지만 길가에 꽃 이름을 많이 아는 사람도 아름답다고 인정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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