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마지막 날을 혼자 보냈다. 혼자 있는 모습은 왠지 처량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계신 집에 내려갈까 했지만, 1박 2일로 다녀오면 더 피곤해질 것 같아서 혼자 있는 것을 선택했다. 회사에서는 마지막 날이라 일찍 퇴근했고 교보문고에 들러 나를 위한 책을 샀다. 들뜬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길에 고민에 빠졌다. 마지막 날이라 케이크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혼자서 케이크를 사기엔 부담스러웠다.
‘그렇다면 편의점이 있지!’ 하고 조각 케이크를 기대하며 편의점에 갔지만, 케이크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다시 고민을 하다가 케이크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빵집에 들어갔다. 케이크 가격을 보니 그전에 충동적으로 샀던 여러 물건이 떠올랐다. 결국 ‘돈도 없는데 사치 부리지 말자.’ 하며 빈손으로 집에 들어갔다.
집에 돌아와 허전한 마음으로 저녁을 준비하려니 계속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일 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마지막 날 케이크도 못 먹는 것은 억울했다.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다시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큰 맘먹고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허전했던 마음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저녁을 먹고 따뜻한 차를 준비한 뒤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다. 올해 아쉬웠던 마음을 돌아보고 다음 해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올 한 해 수고 많았다고 스스로 축하해주었고, 나를 위한 시간을 기념하며 사진을 여러 장 찍고 촛불을 불었다. 나를 위한 시간은 처량한 시간이 아니었고 지쳐있던 마음이 채워지고 내 삶을 기대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돈은 아껴 써야 하지만 가끔은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