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돌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와도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치여도 잘 견뎌내는 사람. 누군가 떠나가고 누군가 다가와도 크게 영향받지 않고 자신을 잘 지키는 사람.
어느 날은 꽃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봐도 사랑스럽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 어디에 있어도 주목받고 밝은 기운을 전하는 사람.
내 마음은 나뭇잎과 같아서 바람에 쉽게 흔들리고 비가 오면 떨어질까 위태로웠다. 기댈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헤맸고 자꾸만 목이 말랐다.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누군가를 뒤에서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끊임없이 흔들리고 상처 받는 마음이 힘들어서 돌과 같아지려고 수없이 노력해봤지만 기대하고 실망하는 일은 끊이지 않았다. 꽃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은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고 그들처럼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 불안했다. 나에게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자주 서러운 마음에 괴로워했다.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어떤 날, 나의 결점이 나의 정체성을 가리킨다는 글을 읽었다. 문득 바람에 자주 흔들리고 눈에 잘 띄지 않아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나의 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점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모습들이 알고 보면 나를 만들어가는 훈련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를 지켜내기 위해 나는 그림을 그렸고 글을 썼다. 그렇게 작은 노트에 끄적였던 그림과 글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은 외로워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했다. 괜찮은 척 하지만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볼 때 자주 슬퍼졌다. 흔들리는 시간을 겪으며 날것의 내 마음을 자주 마주했고 시간이 지나며 그 마음은 내가 가야 할 곳을 알려주었다.
돌과 꽃, 나뭇잎, 크고 작은 나무들, 푸른 하늘 등 모든 것이 합쳐졌을 때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는 것처럼 많은 관계 속에서 나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이 삶의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며 그것들을 잘 가꿀 때 내 마음의 정원도, 다양한 정원이 모인 이 세상도 빛을 발하게 되지 않을까?
내가 나라서,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나의 다양한 모습이 있어서 감사할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