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일정 일주일 전
마음이 바빠졌다. 마치 일주일 후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항암을 준비하기 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우선 급하게 직장에 전화해 바로 병가를 들어가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저 항암시작일이 정해져서 바로 병가 들어가야 할 거 같아요 “
직장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고
화요일에 진료 후 목요일까지 직장에 나가고 금요일부터는 쉬기로 했다.
그때 나는 직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의 안위가 중요했다.
어쩌면 직장에서의 여러스트레스가 나의암을 키운것 같아 화가나기도 했다.
뭔가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던 것 같다.
금요일에 남자친구에게 바다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 마음이 불안하고 요동치는 이 시간
뭔가 잠잠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동해바다를 보고
항암 전 마지막으로 회를 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이렇게 회에 집착했는지…
한동안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깊은 슬픔이었는 징~
회덕 후는 아니었지만 당분간 먹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지막으로 꼭 한점 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협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에는 대청소를 했다.
뭔가 정리가 필요했다
묵은 짐을 다 꺼내고 창틀을 닦고
거실에 식탁을 옮기고 온 집을 정리하고
가족들은 항암 때 힘들면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라 했다.
먼 여행을 준비하듯.. 공간을 깨끗하게…
마치~~ 떠날 사람처럼…. 청소의식을 치렀다
항암 하루 전 엄마랑 언니랑
누룽지탕과 탕수육을 먹었다. 뭔가 항암 전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가는 길 공원에서 내 사진을 백만 장
찍었다. 길게 긴 나의 머리카락과 치료 전 예쁜 모습을 남겨주겠다는 ….엄마와 언니의 의지…로
엄마는 계속 언니에게 부탁했다.
“여기서 oo이 좀 많이 찍어줘라~~~”
사실 난 아직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아직까지 아무 실감도 나지 않았기에
무념무상! 흘러가는 데로… 일부러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언니는 머리를
단발로 자르는 게 어떠냐며 ….
힘들게 기르고 나름 염색하고 파마하는 것을
즐겨하던 내 머리!
미용실에 가서 아주 짧은 똑 단발로…
머리를 잘랐다. 곧 빠질 머리카락이 긴 상태면 충격이 더 클 거라고 했다..
정말 내가 암환자인 것이 실화인가?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지 못한 채
나보다 많은 내용을 써치 한 언니의 예언대로
항암 전 마지막 준비…. 가 이루어졌다.
그렇게 항암 전 암환자가 될 준비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