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위력

결혼준비 dos and don’ts

by 어떤이

결혼식 준비의 어려움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말만 들어왔지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결혼식도 마찬가지였는데 그저 막연히 남들 다 하니까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하면 고생하는 것이 결혼식이다. 하물며 결혼식을 준비하다 다퉈서 헤어짐을 선택한 커플도 있지 않은가. 그만큼 결혼식은 말 그대로 현실이고 어렵다.


사귀는 1년 중 반 정도는 결혼식 준비를 위해 시간을 썼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준비한다고 하면 결혼식 준비에 큰 비중을 두는데 그것이 오류다. 결혼식은 결혼을 시작하는 첫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데 그 거대한 날들 중 고작 하루에 너무 많은 돈과 에너지를 쏟는다. 그렇지만 인생의 ‘단 한 번’ 뿐이라는 이유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미래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혼식 준비의 어느 것 하나 그냥 되는 것이 없다. 예식일자를 잡고 홀 예약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사진을 찍는 것, 영상, 드레스,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고르는 일까지 이 모든 것엔 정답이 없기에 모두 본인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누가 자기 맘에 쏙 드는 매뉴얼을 주고 이 중에서 고르세요 하지 않는다. 모두 스스로 손품발품을 팔아 비교분석 해야 하며 그 선택에는 비용과 책임이 따른다. 때문에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갈 본인만의 확실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배우자와 의견 조율이 필요한 일도 생기기에 이에 대한 협의 및 설득 능력도 필요하다.


결혼식 준비는 결국 내가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하자, 기본은 하자라는 큰 틀에서의 생각만 있었는데, 그보단 내가 어떤 취향이고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다라던가 하는 확실한 주관을 갖고 있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왕 하는 거 이번 한 번뿐인데 이거도 챙기고 저거도 챙겨야 된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결국 ‘하고 싶음’ 보다는 ‘해야 된다’에 갇혀 이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주체가 사라진 단순 행사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될 테니 말이다.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항목들을 반드시 다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결혼 업체에서는 단 한 번이란 명분하에 당연히, 반드시 해야 되는 것처럼 우릴 유도하겠지만 말이다.



뭣이 중헌디


결혼 준비는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이라 어렵고 때론 외로울 수 있다. 결혼준비 전문 카페에 가입해 의견을 묻고 참고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나는 비추다. 정답은 없고 선택지만 늘어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 또 남들은 이만큼 하는구나 이 정도 하는구나 에 마음을 뺏기다 보면 정작 나의 생각은 흐려질 수 있다. 결혼준비에서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기준, 우리의 생각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얘기는 그저 참고 사항일 뿐임을 명심하자!


결혼 준비 과정에서 잘한 것 중 하나는 결혼예비학교를 신청해 예비 신랑과 함께 앞으로의 삶에 진짜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내용들을 배운 일이다. 그 강의에는 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내용은 없다.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성격을 알아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성은 무엇인지 등 삶에 실제 도움이 되는 유용한 내용들을 가르쳐 준다. 원가정의 생활양식이라던가 가사의 분배, 재정관리 등 이 계기가 아니면 쉽게 꺼내기 어려운 주제들을 나눌 수 있어 유익하다. 덕분에 서로를 더 알아가고 돈독해지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크리스천이라면 무엇보다 이 시기에 더욱 말씀을 붙들고 기도해야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 쉽지 않겠지만 분주함을 내려놓고 먼저 기도하는 것이 성숙한 결혼준비를 위한 선행과제이다. 또한 이 시기는 파트너의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다. 혼자 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물어봐 주고,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현명하게 자기 의견을 내고 조율해 가는 것. 준비해야 될 것도, 챙겨야 될 것도 많아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일처럼 처리하고 있던 결혼 준비.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보다 함께하는 배우자와의 진솔한 소통, 그리고 하나님과의 은밀한 기도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모두 끝난 뒤에야 깨닫는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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