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랑 여행갈래?

갓 취업한 딸과 갓 퇴직한 엄마의 같은 시간 걷기

by 연쇄도전러 수찌

'절대 엄마처럼은 안 살 거야.'

헌신에 헌신을 거듭해 자기 삶이라고는 없어진 우리 엄마.

넘칠 만큼 고맙지만 때로는 슬프다.

엄마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엄마, 가장, 교육자, 살림꾼, 조언자, 운전기사였다.

어느 날, 엄마 미간에 팍 패여 돌아오지 않는 주름과 팔자주름이 눈에 들어왔다. 손톱 옆은 일만 하느라 굳은살이 딱딱했다.

‘내 손은 이렇게 보드라운데…’

‘나는 세상 어디도 다 다녀왔는데…’


"엄마, 나랑 여행 갈래?"

"어디로?"

"엄마 가고 싶은 나라 있어?"

"파리도 가고 싶고~ 이탈리아도 가고 싶고~"

"다른 데는 없어?"

"......"

엄마가 들어본 곳이라고는 그 두 이름이 전부.

"이모가 다녀왔는데 이탈리아가 그렇게 좋대."

'난 이탈리아 두 번 다녀왔는데… 엄마는 한 번도 못 가봤네….'

엄마가 비행기 타 본 건 30년 전 '제주도 신혼여행'이 마지막이란다.

나는 항공권에 'frequent flyer' 찍혀 나올 때까지, 온 세상을 돌아다녔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내가 카카오톡으로 건네는 사진을 집에서 열어보고 또 열어봤겠지.


아, 이제는 엄마를 모시고 가야겠다.

맨손으로 우리 남매 길러내느라 우리 엄마는 교양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늘 "딸이랑 같이 여행 갈래~" 외치는 약간 통통하고 귀여운, 평범한 아줌마.

세계 여행자 딸과 30년 전 제주도 신혼여행이 마지막 여행지였던 엄마가 함께 여행을 했다.

딸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체득한 방식으로 엄마를 모시려 했지만, 엄마 마음은 가끔 다르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할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엄마와 같이 여행할 기회는 더 적다.

엄마와 함께 여행 가기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모처럼 함께 떠나게 된 길, 웃음과 만족 그리고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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