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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AVIA Jul 31. 2023

내 신발

이제 편히 쉬거라


터지고 찢어졌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짠하다. 괜히 주인을 잘못 만나서 그런 것은 아닐까. 더욱이 아끼는 놈이다. 이런 지경이 오고 나니 괜스레 마음이 아파 온다. 한두 번은 고쳐서 신기도 했다. 처음에는 바닥면의 앞쪽이 먼저 달았고 그다음엔 뒤가 다 달아버렸다. 그러더니 뒤꿈치 부분과 옆 트임까지. 그러고 보니 참으로 오래 신은 신발이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구입한 신발이다. 이걸 신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다. 추운 알래스카에서는 발이 시려죽는 줄 알았고, 우기의 대만에서는 며칠 동안 젖은 채로 다니기도 했다. 버리려고 했지만 버릴 수 없었고 하루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다시 신고 또 신었다. 기념이 될 만한 사진 한 장 찍어서 보내 주련다. 이제 편히 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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