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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Jul 25. 2024

미역국 선물

곁에 있는 지인에게 미역국 선물을 받고

어제는 같이 시 낭송 공부하는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사는 주소를 물어본다.


 "왜요?" 하고 물으니 '선생님 미역국을 좀 끓여다 드리고 싶어서요." 

"아니 이 더운데 웬일이에요?" 그냥 그러고 싶다고 한다. 


지난해 '논개' 시 극을 연습하는 회원들을 먹이려 그분은 밥을 한번 해 온 적이 있었다. 미역국을 끓여 왔는데 너무 맛있었다. 나는 내가 먹어본 미역국 중에 최고로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했었다. 그분은 그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한다. 참 무심코 한말이 이렇게 수고를 하게 하다니.


그 말을 잊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주고 싶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꽃집을 하기 때문에 늘 바쁜 사람이다. 세상에 어찌 그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이 더운 날 미역국을 끓여 가지고 우리 집까지 가지고 오시다니, 거기에 고추 조림까지 맛깔나게 만들어 왔다.



날씨가 몹시도 더운 날, 그 사람에게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요즈음은 누구나 사는 일이 바쁘다. 그냥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어렵게 살았던 우리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교육받는 사람들이 많아 자기만의 꿈꾸는 세계를 향해 꾸준히 노력을 하고 경제 활동도 하면서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타인을 향해 생각을 표현하고 감정을 알맞게 전달하는 일은 모두가 가지는 우리의 숙제다. 항상 상대를 좋아하는 언어를 구사하며  상처가 아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나는 기도해 본다. 어쩌다 새로 만난 인연이 나에게 소중하게 자리하고 있어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만 할 뿐이다.


살다 보면 시선을 밖으로 고정하고 문제의 답을 찾으려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정작 답은 내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시선을 안으로 하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듯하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조용히 앉아서 나의 내면을 살피는 시간을 갖도록 해 보련다. 미역국 선물을 받고 내가 철학자가 된 듯하다. 

 

맛있는 미역국 선물을 받고 마음이 따뜻해 온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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