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 지역 작가인 채만식 도서관에 갔다. 날은 삼복더위만큼 덥다. 덥다고 집안에만 있을 수 없다.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마음을 챙겨본다. 백수지만 하루 일정은 촘촘하다. 사람마다 본인이 가지는 가치관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마음에 담아 둔 사람이 필요할 것 같으면 시간을 내어준다. 그게 내가 그 사람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방식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곁에 있어 준다는 것만이 유일한 의미 일뿐.
<채만식 작가는 우리 지역의 걸출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제일 많이 알려진 '탁류'는 일제강점기에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미곡을 일본으로 반출하던 항구도시 군산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수난사를 그려냈다. 소설의 주제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이지만, 사실은 전통 적인 인습과 새로 변하는 사회 풍속이 서로 부딪치는 삶 가운데 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시련과 역경을 잘 묘사한 소설이다.> 탁류 중에서
어제 군산 문협 부회장님 김영철 시인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생전 처음으로 임피에 있는 채만식 도서관을 찾았다.' 채 만식 작품 속 시극성을 조명하다'라는 주제의 강의다. 내용이 어렵지만 열강을 해 주시는 덕분에 채만식 작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시극이 만들어지며 연출하는 여러 과정 강의를 들었다. 무엇이던 알면 이해가 되고 애정이 생긴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요즈음 사람들은 모두 바쁘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시간을 허투루 쓰는 사람들이 드물다. 각기 해야 할 일을 찾아 삶을 꽉 채우고 살려한다. 더욱이 능력 있는 '한시예 회원' 들은 더욱 그렇다. 나도 바쁘다. 오후에는 학교 사서일을 하려 가야 한다. 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사는 일은 나답게 해주는 기쁨이 있다.
좋은 사람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하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어주면 삶이 풍요롭다. 차를 가지고 집 앞까지 와 주신 전 선생님이 고맙고 감사하다. 몇 사람이 선생님 차를 타고 우리는 임피 도서관에 도착을 하고 낯익은 분들도 그곳에 계서 반갑다. 매일 보아도 반가운 사람들이다.
김영철 부회장님은 워낙 탁월한 연출, 기획, 시도 잘 쓰시는 능력 있는 분이시다. 평소 가끔 마주하면서 시인님의 해박한 능력과 해안에 놀라곤 한다. 오늘따라 열정을 가지고 채만식 작가의 소설을 연출해서 시극 대본을 완성하셨다 한다. 자못 기대가 된다. 시를 좋아해 낭송을 하는 곳에 마음을 두었지만 공부해야 할 일이 많다.
시인님은 얼마 되지 않은 강의료를 어제 점심을 사셨다. 시인님 지갑은 가벼워지지만 그곳에 모인 분들이 모두 점심을 먹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시간이 흐뭇하다. 마치 잔치 집 갔다. 임피라는 작은 면을 지나 만 다녔는데 시골마을이 아니다. 문화 마을이라서 그런지 집들도 카페도 너무 세련되고 예쁘다. 참 평화롭게 보인다.
임피 향교
마치 여행온뒤 즐거운 시 낭송 선생님들
점심 후 우리는 채만식 도서관과 맞닿은 곳에 향교가 있어 둘러보았다. 다행히 향교를 관리하시는 선생님과 지인이신 재복선생님 안내로 향교의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수령을 알 수 없는 은행나무 곧 피어날 백일홍 기대된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관리 사무실에서
차 대접까지. 환대를 받았다. 매번 공연장에서 시 낭송 연습하고 보낸 날과 달리 오늘은 모든 분들 얼굴에 미
소가 활짝 피어난 날이다. 관심사가 같고 서로의 정신세계가 마음에 닿아 만난 분들 감사하다.
어쨌든, 내가 가야 하는 학교는 지각이다. 나는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차 태워 주신 재복선생님조차 마음 바쁘게 해 드렸다. 3시간 학교에서 책과 아이들과 보내고 오늘 하루 마감한다. 다른 날은 집까지 30분 걸어가며 길거리 풍경을 즐겼지만 오늘은 사양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