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이 많은 편이다. 특히 아침잠이 많다. 그래서 절대로 '미라클 모닝'에는 참여할 수 없는 여자다. 그렇지만 가끔 미라클 모닝(기적의 아침)을 경험한다. 늦은 아침에 영감을 주는듯한 선명한 꿈을 꾸곤 한다. 꿈의 내용과 상황을 이해하느라 침대에서 바로 나오기가 힘들기도 하다.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의 <명상록>에는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면......"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이 많다고 한다. 참 위로가 된다.
꿈을 자주 꾸다 보니 꿈의 해석 또는 해몽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프로이트(Freud)의 <꿈의 해석>을 가끔 읽곤 한다. 그 책에는 꿈의 해몽은 들어있지 않다. 꿈에 관심이 많았던 26세 청년인 프로이트는 그의 약혼녀에게, '나는...... 온종일 관심을 집중한 사물들에 관해서는, 결코, 꿈꾸지 않습니다. 단지 하루 중 한 번 건드렸다가 곧 중단한 주제들에 대해서만 꿈을 꿀 뿐입니다.'라는 편지를 썼다. 꿈은 과거나 꿈꾸기 전날 낮에서 유래한 하나 이상의 소원들이 꿈에서 성취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꿈의 본질은 ‘소원 성취’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이러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바로 정신분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무의식적인 꿈의 요소를 ‘자유 연상 법칙’에 의해 추적하면서 이러한 꿈-해석 방법이 최초로 시도되었다.
3년 전, 이동원 목사의 <웰빙 가정의 10가지 법칙>이라는 책을 한 권 읽고 잠이 들었다. 석사 논문을 마치고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방법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때였다. 그다음 날 아침, 프로이트가 말한 것처럼 너무나 선명한 꿈을 꾸게 되었다. 아니 꿈이라기보다는 연상이었고 영감이었다. 눈을 뜨기 바로 직전에 머릿속에 새겨지듯이 기억났다. 아하! 모멘트(moment)였다. ‘일, 이, 삼, 사...... 십’까지 떠 올라, 눈을 뜨자마자 기록하였다. 이렇게 꿈에서 얻은 십계명의 법칙은 1부터 10까지 외우기 쉽도록 대두 문자(Acronym: 단어의 머리글자로 만든 말)로 되어있다. 이 십계명의 순서는 중요성에 따라 순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모세의 하나님께서 내 마음 판에도 직접 써 주신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신기했다. 물론 내 꿈에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이러한 꿈을 꾸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내가 프로이트가 말한 꿈과 비슷한 꿈을 나도 꾼 것이다. ‘한 번 건드렸다가 중단된 주제’의 꿈을 꾼 것이다. 난 가끔 영어로 꿈을 꾼다. 꿈속에서도 내가 현실에서 아는 만큼만 영어를 말할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어 표현은 말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아르키메데스(그리스 자연과학자)가 유래카! 를 외치면서 욕조 밖으로 발가벗은 채 나온 것처럼, 나를 안식처인 침대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영어 연애 십계명>
일, 읽어라
이, 이해하라
삼, 삼세번 연습하라
사, 사랑하라
오, 오감으로 소통하라
육, 육성을 이용하라
칠, 칠전팔기하라
팔, 팔방에서 배워라
구, 구겨지지 말라
십, 십년지기가 돼라
로마 황제 마르크스를 침대에서 나오도록 한 것이 그의 50만 명의 군사와 전쟁이었다면, 나를 침대에서 나오도록 한 것은 다름 아닌 요리였다. 기적의 아침(미라클 모닝)에서 뜻하지 않게 10가지의 귀한 재료가 생겼으니 뭐라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요리가 <영어 연애 십계명>이다. 대단한 요리는 아니다. 하지만, 40년간 영어와 동행하면서 배우고 가르친 경험이 담겨있다. 영어 비법이라면 비법이 담겨있다. 레시피대로 직접 만들어 먹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신기한 것이 많아서 살맛 난다. 사는 맛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먹는 재미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워할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진다. 행복도 뇌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한다.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어 행복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 불린다. 음식을 꼭꼭 씹을 때도 분비된다고 하니, 내가 만든 영어요리를 천천히 먹거나 레시피에 따라 직접 만드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다.
십계명은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으로 가기 전 광야 생활 동안, 시내산에서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계명이다. 한마디로, 하나님이 직접 돌판에 써 주신 10가지 계명(법칙)이다(출애굽기 31:18). 하지만 모세가 하산하였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금으로 만든 송아지 신상을 만들어 그들을 이집트에서 탈출하도록 도운 신이라며 축제를 벌이고 있었고, 이 모습에 화가 난 모세가 이 판을 던져 깨트리게 된다. 그 후, 모세의 40일간의 금식과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십계명을 새로운 돌판에 다시 기록해 주신다(출애굽기 34:28). 이 십계명을 근간으로 구약의 율법은 613가지인데, 그중 하지 말라는 것이 365개이고, 하라는 것이 248개이다.
여기에서 참견러인 테스 형이 질문하면서 등장한다. “하나님이 깨진 십계명을 다시 써 주실 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왜 430년 전, 조상 아브라함을 통해 구원의 약속을 주신 하나님이 왜 이러한 율법을 주셨을까?” 나도 궁금하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 법칙이 있다. 너무 잔인한 방법이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악한 인간이 복수심으로 인해 더한 악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하나님이 만드셨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성경의 이러한 법이 바빌로니아의 법전과 로마법에 영향을 미쳤고, 현대 우리가 사용하는 진보적인 법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준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이러한 율법을 인간에게 주신 것은, 바로 연약한 인간을 악으로부터 보호하고자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완전한 하나님께 돌아오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사랑의 편지(love letter)'인 것이다. 나도 꿈을 통해 얻은 <영어 연애 십계명>에 사랑을 가득 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