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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50곳에 원고 투고, 두 번째 출간 제안을 받다

원고 투고 일지 ep.4 또 다른 출판사에서 원고 투고 답장을 받다!

by 기록하는 슬기

※ '길었던 나의 원고 투고 일지' 브런치 북은 이전 에피소드 내용이 이어지는 시리즈물입니다. 차례대로 읽으시면 더욱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ep. 4 / 출판사 50곳에 원고 투고하고, 드디어 두 번째 출간 제안 메일을 받다!]



A 출판사 대표님(이전 에피소드에서 미팅했던 출판사는 A 출판사라고 표기하겠습니다.) 과 미팅을 마치고 이틀 후였다. B 출판사 편집부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메일은 내가 보낸 원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어지는 내용은 이러했다. '잘 엮어본다면 독자들에게 의미와 재미, 혹은 그 이상을 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뒤 문장은 진한 글씨에 밑줄까지 쳐서 '출간을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다른 원고 투고 후기에서만 보던 "출판사 3곳에서 답장이 왔어요!"와 같은 일이 나한테도 이제 일어나는 건가 싶었다. 심장은 또다시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원고 투고를 시작할 때, 한 곳의 출판사에서만 긍정적인 답장이 와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A 출판사 미팅에 이어 이번에는 B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 메일을 또 받다니. 글 속에 파묻혀 살았던 지난 3년을 알아주는 것만 같았다.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A 출판사? B 출판사? 어디가 더 내 책을 내기에 좋을까? B 출판사는 이전에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에세이를 냈던 출판사이기도 하다. 출판사의 속 사정은 모르지만 겉 보기에는 A 출판사보다는 B 출판사가 인지도도 더 높고, 규모도 큰 곳으로 알고 있었다. 먼저 B 출판사 대표님과도 미팅을 해봐야 어떤 출판사와 책을 낼지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A 출판사 대표님께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말씀드리길 너무 잘한 것 같았다. 만약 미팅한 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면 B 출판사와는 미팅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 아닌가. B 출판사에 답장을 하기 위해 다시 한번 메일을 차근히 읽어봤다.



어? 조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단어가 하나 보였다. 진한 글씨로 밑줄까지 친 그 문장이었다.

'저희가 예상한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공동기획 출간을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바로 '공동기획 출간'이라는 표현이다. 처음 이 메일을 읽었을 때 앞에 '공동'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못 보고, '기획 출간'으로 봤었다.



꿈 (1).JPG 원고 투고하고 받은 두 번째 출간 제안 메일..!!


내가 출판에 대해 알고 있는 건 '1) 기획 출판, 2) 반기획 & 반자비 출판, 3) 자비 출판, 4) 독립출판' 이렇게 네 가지였다. 공동기획 출간이라는 단어는 생소했다. 일단 B 출판사에 물어보기로 했다. 내 원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쓰고, 공동 기획 출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고 했다.



메일을 보내고 1시간 후에 바로 답장이 왔다. 공동기획 출간에 대해, 출판 프로세스에 대해 전화로 안내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난 통화 가능한 시간과 휴대폰 번호를 적어서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B 출판사 편집부 직원분과 전화 통화를 했다. 15분 남짓 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마쳤다.



B 출판사에서 말한 '공동기획 출간'이란, 쉽게 말해 '반기획 & 반자비 출판'이었다. 출판사와 작가가 출판에 필요한 비용을 반반 나누어서 출간하는 방식이었다. 이 출판 방식은 작품은 좋은데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 작가들의 첫 책을 낼 때 많이 쓰인다고 들었다. 나도 출판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반기획 & 반자비 출판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통화 중에 만약 공동 기획 출간을 하게 되면 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얼마인지 물어봤었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대략 얼마가 들어가는지 알아야 나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분께서는 비용에 대해 너무 두루뭉술하게 말씀해 주셨다. 출판 비용과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냐고 물어보자 그 또한 없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대표님과 미팅을 먼저 하라는 말만 반복하셨다.



출판사마다 출판 과정은 다 다르겠지만 뭔가 투명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원고 투고를 하면서 자비 출판을 하는 출판사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았는데, 대략적인 비용을 알 수 있게끔 표로 정리를 해놓거나 원하는 부수, 종이, 컬러/흑백 등의 옵션 사항을 선택하면 예상 가격까지 뜨는 계산기 프로그램도 있었다.



길게 고민할 것도 없었다. 하루 뒤에 B 출판사에 이번 출간은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장을 보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출판 비용에 대한 문제인데, 기준도 없고 부르는 게 값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계약을 하고 진행하면 견적에 맞게 투명하게 진행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100% 기획 출판을 하자는 A 출판사가 있었기에 굳이 B 출판사와는 계약하고 싶지 않았다.



답11.JPG 함께 출간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공동 출간 기획을 제안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래도 내 가능성은 알아봐 준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작품성도, 시장성도 완전히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공동기획조차 제안을 하지 않았을 텐데, 아직 첫 책도 내지 않은 무명의 작가에게 반기획 제안을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힘이 되었다. 처음 원고 투고를 하다 보니 겪는 새로운 경험이 낯설고 두렵기도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A 출판사 대표님과 약속한 일주일이 찾아오고 있었다. 2일 뒤면 내가 대표님께 문자를 보내기로 한 날이다. B 출판사가 내 마음을 휘젓고 갔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그리고 B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다른 출판사에서는 거절 메일만 보내왔다. 난 A 출판사와 계약을 해야겠다고 99% 마음을 먹었다.



그때였다. 아빠가 내 방문에 노크를 하고, 방으로 들어오셨다. (출간 제안, 출판 미팅 등 출판에 대한 이야기는 아빠한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었다.)


"있잖아. 저번에 미팅하고 온 A 출판사 말이야. 아빠가 인터넷에서 좀 찾아봤는데, 네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아빠가 찾은 내용은 무엇일까? A 출판사와 무사히 계약을 하게 될까..? 못 하게 될까..?

남들 출판 이야기 보면 이쯤이면 출판 계약을 하던데..

또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남아있는 걸까..






길었던 나의 원고 투고 일지 ep.5는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이번 제 이야기도 찾아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길었던 나의 원고 투고 일지' 브런치 북은 이전 에피소드와 내용이 이어지는 시리즈물입니다. 차례대로 읽으시면 더욱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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